미분양 아파트 줄더니 돌연…서울도 아닌데 '완판' 터진 동네
한동안 침체한 울산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기존 미분양 물량이 차츰 소진되면서 ‘완판(완전 판매)’ 단지가 잇따르고 있다. 지방 광역시 중 유일하게 집값이 상승 전환하는 등 아파트값도 반등하는 모양새다. 주택 공급량 감소로 올해부터 입주 물량이 급감하면서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개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분양 아파트 줄더니 돌연…서울도 아닌데 '완판' 터진 동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울산 아파트값은 한 주 전보다 0.01% 올랐다. 지방 광역시 중 유일하게 플러스 변동률을 나타냈다. 울산은 올해 들어 누적 0.37% 내려 부산(-2.08%) 대구(-3.51%) 등에 비해 가격 하방 압력이 낮은 편이다.

미분양 물량도 차츰 해소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울산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는 2428가구로, 6월보다 13% 줄었다.

개별 단지별로 완판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금호건설이 울산 남구 신정동에 짓는 ‘문수로 금호어울림’은 최근 계약률 100%를 달성했다. 총 402가구로 이뤄진 이 단지는 작년 9월 일반분양 당시 대규모 청약 미달 사태를 겪었다. 울산 내에서 가장 주거 선호도가 높은 신정 생활권에 들어섰지만, 지역 내 미분양이 많이 쌓여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이다.

롯데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5월 공급한 울산 남구 신정동의 ‘라엘에스’도 두 달 만에 완판에 성공했다. 이 단지는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69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5389명이 몰려 평균 7.7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입주 물량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울산 지역의 올해 입주 물량은 3925가구로, 적정 수요(5496가구)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내년 입주 예정 물량(3815가구)과 2026년(1388가구)도 인구 수 대비 적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울산 지역의 핵심 주거지를 중심으로 가격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지역별 격차가 작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그동안 청약만 하면 ‘필패’였던 울산 지역의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면서도 “수도권과 달리 수요가 한정적인 데다 대출 규제 등의 여파로 추격 매수세가 붙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