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타운 가면 늙는다?"…한의사 출신 유튜버도 놀란 '반전'
“실버타운은 요양원이다, 거주비가 비싸다, 노인들만 살아 우울하다, 이런 오해가 많아요. 실제와 다릅니다. 직접 다녀보니 장점이 많아요.”

문성택 공빠TV 대표(사진)는 11일 “시니어 주택에 대한 잘못된 시선을 바로잡고 노후에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야할지를 대중들에게 보여주고자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구독자 23만5000명을 보유한 실버타운 전문 파워유튜버다. 과학고와 카이스트(KAIST)를 졸업한 뒤 한의사로 20년 넘게 환자들을 돌봤다. 오랫동안 고령 환자들을 살피면서 자연스럽게 노후 주거생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8년전부터 부인인 유영란 공동대표와 전국의 실버타운 40여곳을 두루 다녔다. 유튜브에 시니어 주택 리뷰 및 소개 영상을 올린지는 4년이 됐다.

그는 “실버타운에 들어가면 더 늙는다고 생각하는데 직접 다녀보니 오히려 정 반대였다”며 “집에서 대화상대도 없이 홀로 고립된 상태로 지내는 어르신들에 비해 함께 어울려 지내고 균형잡힌 식사를 하고, 요양보호사들로부터 건강관리까지 받기 때문에 오히려 노화속도를 늦춰준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그간의 고령자 주택 취재 경험을 모아 오는 27~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열리는 ‘집코노미 박람회 2024’에서 ‘2024년 대한민국 시니어주택의 현황과 발전방향’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그는 “빠른 시간동안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지만 고령화 속도에 대비해 건강하게 여생을 보낼 시니어 맞춤형 주택이 국내에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아프고 나서 들어가는 요양원만 많이 만들어놨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국의 요양시설은 6000여곳에 달하지만 건강하게 지내는 고령자들을 위한 주거시설은 200개에 불과하다. 전국에 등록된 40곳의 노인복지주택 중에서도 식당을 운영하면서 자격 제한없이 갈 수 있는 곳은 20여곳에 불과하다는게 문 대표 설명이다.

노인복지주택의 경우 수도권과 지방간 격차가 심하다. 국내에 노인복지주택으로 등록된 40곳 가운데 지방은 13곳이다. 제2의 도시 부산에는 노인복지주택이 단 한 곳밖에 없다.

문 대표는 “노후엔 자녀와 가까이 있고 싶어 수도권이나 도심에 살고 싶어하는데 (정부가) 분양형 실버주택을 인구 소멸도시에만 허용했다. 인구가 소멸하는 도시에 어떤 어르신들이 살고 싶겠냐”며 “물밑에서 준비하는 지역들도 속속 나오는데 이런 규제 하나만 풀어도 시니어 주거 단지 숫자는 지금보다 크게 늘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연에선 시니어 주택의 장점과 함께 시니어 맞춤형 주택의 대중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혜택 방안 등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특히 국내 시니어 주택이 좀 더 활성화되기 위해 이른바 '프리(Pre) 실버타운'의 개념을 설명할 계획이다. 일반 주택들을 실버타운 용도로도 쓸 수 있게 해 젊은 사람들도 실버타운이 살만한 곳이라는 걸 미리 경험하게 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문 대표 부부는 50대 중반이지만 3년전부터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한 시니어 주택에서 어르신들과 어우러져 살고 있다. 문 대표는 “서울 강남 신축 아파트들은 이미 조식 식당과 각종 커뮤니티까지 갖추고 있다"며 "일반 주택들도 충분히 실버타운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