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쿠싱 재고 급감·허리케인 강타 소식에…반등한 유가 [오늘의 유가]
국제 유가가 2% 넘게 반등했다. 미국 허리케인으로 일부 정유 시설이 가동을 멈췄다는 소식에 유가는 전날 급락분의 일부를 회복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56달러(2.37%) 급등한 배럴당 67.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42달러(2.05%) 뛴 배럴당 70.61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약 3년 만에 배럴당 70달러선을 내준 지 하루 만에 만회했다.
美쿠싱 재고 급감·허리케인 강타 소식에…반등한 유가 [오늘의 유가]
로이터통신은 "유가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이날 발표한 원유 재고 증가 소식을 극복했다"고 전했다. EIA에 따르면 9월 6일로 끝나는 한 주 동안 원유 재고는 83만3000 배럴 증가해 4억1910만 배럴에 달했다. 이는 로이터 설문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98만7000 배럴 증가 전망치보다 낮다.

또한 오클라호마주 쿠싱 허브에서의 원유 재고는 해당 주간에 17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케이플러의 매트 스미스 수석 석유 분석가 "원유 재고의 다소 미미한 증가가 쿠싱에서 또 한 번의 급감에 의해 가려졌다"며 "EIA 데이터는 쿠싱 재고가 지난 10주 중 9주 동안 감소했으며, 지난해 11월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는 5년 평균치를 현재 약 4% 밑돌고 있다. 그만큼 원유 수요가 강해졌다는 뜻이다. 노무라증권의 유키 타마시마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하락세가 상당했기 때문에 시장이 자율적으로 반등했다"고 분석했다.

전날 WTI 가격은 주요국의 원유 수요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는 소식에 4% 넘게 폭락했다. 경기 침체 공포가 확산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마저 잠식되면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원유 수요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美쿠싱 재고 급감·허리케인 강타 소식에…반등한 유가 [오늘의 유가]
이날은 미국 남부에 상륙한 허리케인으로 일부 산유 시설이 폐쇄됐다는 소식이 유가를 밀어 올렸다. 미국 국립 허리케인 센터에 따르면 1등급 허리케인 프랜신(Francine)이 멕시코만에 상륙했다. 미국 안전 및 환경 집행국(BSEE)에 따르면 프랜신으로 인해 해당 지역의 산유 시설 중 39%가 일시 폐쇄됐다. 또한 천연가스 생산의 49%가 중단됐다.

EIA에 따르면 멕시코만은 미국 원유 생산량과 건조 천연가스 생산량의 각각 15%, 2%를 차지한다. 리포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드류 리포 회장은 "다음 주에는 프랜신이 멕시코만을 통한 유조선 흐름을 방해하여 통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