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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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개발도상국에 대한 투자 흐름을 줄이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ESG 투자자들이환경과 노동자 권리, 기타 사회적 문제에 대한 보호 수준이 낮은 빈곤 국가들을 회피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다.

글로벌 지속 가능 경영 연합체인 월드 벤치마킹 얼라이언스(WBA)는 11일(현지시간) ESG 전략이 개발도상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기관 투자자들이 취할 수 있는 몇 가지 조치들에 관해 발표했다. WBA는 지속 가능성 관련 명확한 벤치마크를 설정해 관련 발전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 단체다.

2400억 달러 이상의 연금을 관리하는 뉴욕시 감사원과 1740억 달러 자산을 보유한 영국 보험사 프루덴셜 등이 WBA를 지원하고 있다. WBA는 우선 투자 기준에서 개발도상국이 부유한 국가보다 더 느린 탈탄소화를 허용하도록 국가별 또는 지역별 에너지 전환 경로 프레임워크를 사용할 것을 주문했다. 투자자들은 기업과의 협력이 기업이 운영 중인 다양한 국가 환경을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ESG 데이터와 등급이 선진국을 유리하게 만드는지 평가하고, 이를 상쇄하기 위해 조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WBA는 "투자자의 ESG 프레임워크가 여전히 개발도상국의 탄소 다배출 자산을 매각해야 할 명확한 요구 사항이 있을 경우 다른 (개발도상국) 자산에 투자해 전체적인 개발도상국 노출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WBA의 금융 시스템 리더인 안드레아 웹스터 "넷제로로의 경주는 신흥 시장에서 모 아니면 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SG가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주장은 2022년 처음 제기됐다. 당시 컨설팅 업체인 인텔리덱스는 영국 정부 의뢰로 52명의 시장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개발도상국으로 자본이 흐르는 것을 막는 주요 장애물을 확인했다. 그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는 ESG 전략의 부상이었다.

주요 문제는 많은 ESG 전략이 긍정적인 영향을 달성하는 것보다 특히 '평판 위험'을 회피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발생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사회적, 지배구조적인 결함에 대한 우려나 단순한 데이터 부족 때문에 개발도상국 투자를 아예 회피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