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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은 부모님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물리적인 거리 때문에 평소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형편이었다면 올 추석에는 꼭 부모님의 건강을 체크해보도록 하자.

전문가들은 “오랜만에 뵌 부모님의 거동이 예전과 달리 어딘가 어색하거나 불편해 보인다면 단순히 ‘연세가 드셔서’라고 넘기지 말라”고 입을 모은다. 관절에 문제가 없으신데도 계단을 오르기 유독 힘들어하신다거나, 의자에서 팔을 짚고 일어나지 못한다면 근감소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근감소증 간이진단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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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나이가 들면 근육이 빠지고 힘이 약해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세간의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2017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근감소증에 질병코드를 부여하며 먼저 질환으로 인정했다. 근감소증이 더 이상 노화의 결과물이 아니라,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치료하고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 됐다는 뜻이다.

노인 또는 장년층의 전유물이라는 세간의 인식과는 다르게 근감소증은 비교적 이른 나이부터 천천히 진행된다. 30대까지 체중의 40~50%가 유지되던 전신근육은 40대부터 신체 노화 등의 영향으로 매년 약 0.5%의 근육이 감소한다. 그리고 매년 0.5%씩 줄어든 근육량은 60·70대가 되면 어느새 젊은 시절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지게 된다. 부모님께 근감소증이 온 것은 아닌지 보기 위한 간이진단법도 있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걷기나 계단 오르기를 힘들어하시는지, 무거운 물건을 들기 어려워하는 징후를 먼저 관찰하면 좋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선 의자에서 일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과 평지를 걷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것으로 근감소증에 대한 간이 진단을 내리고 있다. 의자에서 손이나 팔을 쓰지 않고 5회 앉았다 일어나는 데 12초가 넘게 걸리면 근감소증을 의심할 수 있다. 4m를 이동하는 데 5초가 넘게 걸려도 근감소증 의심 소견으로 본다.

○운동으로 근감소증 대비

근감소증에 대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규칙적인 운동이다. 전문가들은 매일 30분 이상 걷기를 추천한다. 하지만 걷기만으론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 교수는 “숨이 차고 땀이 나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 스트레칭, 균형 운동 네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고 했다.

중장년층에게 비교적 쉽게 추천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은 수영이다.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도 전신 근육을 사용할 수 있다.

근력운동으론 탄력밴드나 가벼운 덤벨을 추천한다. 비교적 적은 부하가 걸리기 때문에 부상의 염려가 적다.

정 교수는 “플랭크와 팔굽혀펴기, 스쿼트 등 맨몸 운동도 특별한 기구 없이 집에서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근력운동”이라며 “이외에도 요가나 필라테스 등도 근력과 유연성, 균형감각을 함께 기를 수 있어 추천한다”고 말했다.

○근감소증에 도움 주는 단백질 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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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최근 편의점 음료코너 한 칸을 채운 단백질 음료도 근감소증 도움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정 교수는 “중장년층은 근육량 유지와 근감소 예방을 위해 더 많은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며 “단백질 음료는 편리하게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장년층은 체중 1㎏당 일일 1.2~1.5g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 가령 체중이 70㎏라면 84~105g의 단백질을 매일 섭취해야 한다. 평범한 식단으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단백질 섭취 목표치를 단백질 음료로 달성할 수 있다. 단 주의도 필요하다. 정 교수는 “과도한 단백질 섭취는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적정량을 섭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백질 음료만으론 근감소증을 완전히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없고, 균형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이 함께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단백질 음료를 마시거나 단백질 보충제를 섭취했을 때 설사나 복통을 호소하는 사례가 있다. 단백질 음료에 든 유당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한국인 성인 중엔 유당을 잘 분해하지 못하는 비율이 높다.

정 교수는 “유청에서 유당을 분리한 분리유청단백질(WPI) 음료가 안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