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중형 세단 쏘나타가 지난달 대형 세단 그랜저 판매량을 앞질렀다. 지난해 전체 승용차 판매량 1위에 오르며 국민차 반열에 오른 그랜저를 제친 것은 이례적이다. 쏘나타 판매량이 증가한 이유로는 택시 판매량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쏘나타는 지난달 5417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3001대)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쏘나타는 지난달 전체 국산 차 판매량 2위를 기록하며 3위 그랜저(5227대)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택시 판매량이 이끌었다. 8월 쏘나타의 용도별 판매량을 보면 자가용 판매량은 1865대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택시 판매량은 2875대를 기록했다. 쏘나타 택시 판매량은 올해 6~8월 석 달 연속 자가용을 넘어섰다. 택시 판매량에 힘입어 쏘나타는 지난 6월에도 그랜저(5373대) 판매량을 제치고 5426대 팔린 바 있다.
지난 4월 출시된 현대차 쏘나타 택시
지난 4월 출시된 현대차 쏘나타 택시

출고 대기만 6개월..."많이 보인다" 온라인 반응도

현대차는 지난해 7월 쏘나타 택시 모델을 단종시켰다. 7세대 뉴라이즈 택시 모델이 쏘나타 완전 변경 모델이 출시된 2019년 이후에도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생산됐지만, 모델 노후화 및 수익성을 이유로 결국 단종됐다.

단종 이후 쏘나타 택시 모델이 출시된 이유는 택시업계 요청 때문이었다고 알려졌다. 쏘나타 택시 모델이 사라지면서 아이오닉5 등 전기차 택시 모델이나 그랜저 세단 택시 모델 판매량이 소폭 증가했으나 가격 측면이나 편의성 등에서 쏘나타 택시 모델을 따라올 차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현대차는 수익적 측면을 고려해 종전처럼 택시를 국내에서 생산하지 않고 중국에서 생산된 8세대 쏘나타 택시 모델을 역수입하는 전략을 택했다. 신형 쏘나타 택시 모델은 전작 대비 휠베이스가 70㎜ 늘어났으며, 일반 차량 대비 약 2배 강화된 내구성 테스트를 거쳤다. LPG 2.0 엔진과 택시 전용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사진=현대차
사진=현대차
쏘나타 택시 모델 인기는 출고 대기기간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기준 쏘나타 택시 모델의 출고 대기기간은 1년이었다. 다만 9월 기준 쏘나타 택시의 출고 대기기간은 6개월로 전달 대비 줄었으나 그랜저 택시(1.5개월), 쏘나타 2.0 가솔린 모델(2주) 등 다른 차종의 출고 대기 기간에 비해 여전히 긴 수준이다.

쏘나타는 1985년부터 39년간 생산된 국내 대표 중형 세단이다. 한 때 '패밀리카'로 주목받으며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대표 세단 자리를 준대형 세단 그랜저에 넘겨주면서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최근에는 단종설까지 나왔다.

도로 위에 늘어난 '국민 중형 세단' 쏘나타의 모습이 반갑다는 반응이 온라인에서 나온다. 한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누리꾼은 "요즘 도로에서 쏘나타가 많이 보여 반갑다"는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 차례 단종됐다가 다시 출시됐기 때문에 쏘나타 택시 인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