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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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한 제자가 학창시절 교사를 찾는 교육청의 '스승찾기' 서비스 이용자가 매해 줄고 있다. 시도 교육청은 교사 개인정보 공개를 꺼리면서 인터넷 검색으로 가능했던 서비스를 전화로 속속 바꾸고 있다. 교권 침해로 인한 갈등 국면 속에서 교사와 학생 간의 유대관계가 느슨해진 탓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해 사용자 3분의 1로 감소


12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작년 접수된 스승찾기 서비스 이용자 수는 2054명이었다. 서비스를 개시한 2014년 6113명이었던 이용자 수가 10년 만에 66.4%가 줄었다. 2020년 이후에는 매년 2000명 대에 머무르고 있다.



스승찾기 서비스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웹사이트·전화를 통해 제공해 왔다. 졸업자들이 연락이 끊긴 '은사'를 찾으라는 용도로 개발했다. 인터넷 교육청 사이트에 교사의 이름을 입력하면, 개인정보 공개에 동의한 교사에 한해 재직 학교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처음 개발됐다.

지난 10여년간 서비스 운영 방식이 인터넷에서 전화로 축소되는 추세다. 서울교육청을 비롯해 부산·대구·경기 교육청 등 10개 교육청이 인터넷 검색 서비스를 중단하고 전화로만 문의를 받고 있다. 졸업생이 본인 신원을 밝히고 전화로 문의하면, 교육청이 교사에게 제자 연락처를 전달하는 식이다.

실제 교사와 졸업한 제자가 만나는 사례는 더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에서 교사들에게 전화로 연락하면 짜증을 내는 경우도 많다"며 "전화로 서비스가 전환된 만큼 올해는 서비스 이용 건수가 더 줄어들 수도 있다"고 했다.

"만나기 두렵다"는 교사들

교사 일각에선 졸업한 학생들의 연락이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학창시절 좋은 관계를 쌓은 학생들도 있지만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며 불편한 학생도 많다는 것이다.

교권 침해가 수년째 이슈가 되면서 사제 간의 관계도 예전과는 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대전에서는 스승찾기 서비스로 교사의 근무지를 파악해 흉기로 습격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대법원에서 징역 13년이 확정된 이 습격범은 교사가 과거 자신을 괴롭혔다는 망상에 빠져 수업 중이던 교사를 흉기로 찌르고 달아났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극단적 사건도 벌어진 반면, 나이 든 졸업생이 '봉급까지 털어 도와준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며 연락하는 경우도 있다"며 "어린 학생이나 30대 이상 이용자 등 수요가 여전히 있는 편이라 서비스를 유지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통신 수단이 미비하던 과거와 달리 모바일 메신저·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언제든 선생님과 연락할 수 있다는 점도 이용자 수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도에서 근무하는 이모 초등교사는 "수년 전 부터 반 공지나 소통을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하는게 일상화했고, 졸업한지 얼마 안된 제자와는 종종 카카오톡 등으로 소통한다"고 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