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선택했다고?"…다이소 벌써 '품절 대란' 벌어졌다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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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충전기 제조사, 다이소 진출
매장마다 '품귀'…"초도물량 품절"
"성능 큰 차이 없다" 유튜버 리뷰 화제
"불경기 소비…스마트 컨슈머 사례"
매장마다 '품귀'…"초도물량 품절"
"성능 큰 차이 없다" 유튜버 리뷰 화제
"불경기 소비…스마트 컨슈머 사례"
"이거 어디 인터넷에 소개됐나요? 요 며칠 손님들이 종일 물어보시네."
지난 11일 여의도역 인근 다이소 매장 직원에게 '25와트(W) 충전기'가 있는지 묻자 직원은 이렇게 반문했다. 그는 "(제품을) 채워두기 바쁘게 빠지는 상황이고 지금은 품절상태다"라며 "정확히 언제 또 입고될지는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충전기 매대 앞에서 만난 20대 황모 씨는 "다이소를 애용해왔지만 전기 관련 제품이 눈에 띈 건 처음"이라며 "사실 전기 관련 제품은 요즘 화재 사고도 잦아서 너무 저렴하면 미덥지 않아 꺼렸는데, 인터넷에서 삼성 제조사랑 같은 제품이라는 말을 듣고 와봤다"며 동난 충전기 대신 '삼성 제품과 동일 사양'이라고 적힌 C타입 충전케이블을 집었다. 지난달 초 다이소에서 새롭게 출시된 휴대폰 충전기가 연일 품절상태일 정도로 인기를 끄는 비결은 뭘까. 삼성 정품 충전 어댑터·케이블의 제조업체와 다이소 제품의 제조업체가 동일한데, 가격이 5000원으로 저렴해서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이미 '다이소 삼성 충전기'라는 별칭이 붙었다. 누리꾼들은 "다이소 사고 쳤네. 완전 이득", "원가 절감 어떻게 했나. 가격을 5000원으로 맞춘 게 대단하다", "동네 매장 출석 도장 찍고 있는데 며칠째 품절이다" 등 열띤 반응이 쏟아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알에프텍(RFTech)과 솔루엠(SOLUM)이 만든 25W 충전기를 지난달 초순께 5000원에 출시했다. 이 두 회사는 삼성의 제조 협력사다. 삼성닷컴이나 삼성스토어 등에서 판매하는 정품 충전기도 이 기업에서 제조한다.
다이소 매장의 매대 역시 '삼성이 선택한', '삼성 공식 협력사 제조' 등의 문구로 이 사실을 알리고 있었다. 이를 접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성비 제품으로 입소문이 났고, 출시한 지 한 달도 돼 품귀 현상을 빚게 된 것이다.
충전기의 사양은 보통 전력의 기본 단위인 W로 가늠한다. W값이 클수록 전자기기를 충전하는 속도가 빨라진다. 통상 15W 충전기부터 고속 충전기로, 25W 충전기부터 초고속 충전기로 분류한다. 노트북 충전기 중에서는 45W나 60W도 있다.
이번에 화제를 모은 다이소 충전기는 25W로, 동일한 W값을 가진 삼성 정품 충전 어댑터의 가격은 현재 오픈 마켓 등에서 1만2000원대에 형성돼있다. 가격만 비교하면 2배 넘는 차이가 있는 셈이다.
다이소에 따르면 현재 충전기 4종(2개 제조사·색상 2종)은 첫 출시 이후 2주 만에 모두 동났다. 한정판이 아닌 상시 판매 제품으로 매장마다 입고와 품절을 반복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이어 "패키지 최소화, 유통구조 단순화, 디자인 단순화 등의 노력으로 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삼성 충전기와 다이소 충전기를 분해한 IT 유튜버 '궁금하기'는 영상을 통해 "성능 차이는 없지만 발열 정도를 비교해보니 삼성 것보다 다이소 제품의 온도가 조금 더 높긴 했다"며 "내부 구조상 회로기판은 거의 비슷했고 변압기 전선의 마감 정도에서 차이가 보인다"고 진단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달 26일 게재된 이후 현재 31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에는 질화 갈륨(GaN) 소재가 들어간 충전기가 각광 받고 있다"며 "삼성도 전력 손실이 적은 GaN 충전기를 신제품으로 내세우는 상황이라 GaN 소재가 안 들어간 일반 25W 충전기의 단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졌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통상적인 협력사 계약구조를 보면 설계부터 부품까지 완전히 동일한 제품을 판매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달로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제조사·원재료·용량까지 꼼꼼히 따지는 스마트 컨슈머적 소비 행태는 이제 뉴노멀이 됐다"면서 "불경기에 나타나는 알뜰 소비까지 중첩되면서 저렴한 상품조차도 제조사와 성능을 따지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대기업과 같은 제조사' 등의 문구가 브랜드 가치와 신뢰도가 올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어낼 수 있다"며 "실제로 가성비가 중요한 요즘 업계서 잘 통하는 마케팅 요소"라고 설명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지난 11일 여의도역 인근 다이소 매장 직원에게 '25와트(W) 충전기'가 있는지 묻자 직원은 이렇게 반문했다. 그는 "(제품을) 채워두기 바쁘게 빠지는 상황이고 지금은 품절상태다"라며 "정확히 언제 또 입고될지는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충전기 매대 앞에서 만난 20대 황모 씨는 "다이소를 애용해왔지만 전기 관련 제품이 눈에 띈 건 처음"이라며 "사실 전기 관련 제품은 요즘 화재 사고도 잦아서 너무 저렴하면 미덥지 않아 꺼렸는데, 인터넷에서 삼성 제조사랑 같은 제품이라는 말을 듣고 와봤다"며 동난 충전기 대신 '삼성 제품과 동일 사양'이라고 적힌 C타입 충전케이블을 집었다. 지난달 초 다이소에서 새롭게 출시된 휴대폰 충전기가 연일 품절상태일 정도로 인기를 끄는 비결은 뭘까. 삼성 정품 충전 어댑터·케이블의 제조업체와 다이소 제품의 제조업체가 동일한데, 가격이 5000원으로 저렴해서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이미 '다이소 삼성 충전기'라는 별칭이 붙었다. 누리꾼들은 "다이소 사고 쳤네. 완전 이득", "원가 절감 어떻게 했나. 가격을 5000원으로 맞춘 게 대단하다", "동네 매장 출석 도장 찍고 있는데 며칠째 품절이다" 등 열띤 반응이 쏟아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알에프텍(RFTech)과 솔루엠(SOLUM)이 만든 25W 충전기를 지난달 초순께 5000원에 출시했다. 이 두 회사는 삼성의 제조 협력사다. 삼성닷컴이나 삼성스토어 등에서 판매하는 정품 충전기도 이 기업에서 제조한다.
다이소 매장의 매대 역시 '삼성이 선택한', '삼성 공식 협력사 제조' 등의 문구로 이 사실을 알리고 있었다. 이를 접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성비 제품으로 입소문이 났고, 출시한 지 한 달도 돼 품귀 현상을 빚게 된 것이다.
충전기의 사양은 보통 전력의 기본 단위인 W로 가늠한다. W값이 클수록 전자기기를 충전하는 속도가 빨라진다. 통상 15W 충전기부터 고속 충전기로, 25W 충전기부터 초고속 충전기로 분류한다. 노트북 충전기 중에서는 45W나 60W도 있다.
이번에 화제를 모은 다이소 충전기는 25W로, 동일한 W값을 가진 삼성 정품 충전 어댑터의 가격은 현재 오픈 마켓 등에서 1만2000원대에 형성돼있다. 가격만 비교하면 2배 넘는 차이가 있는 셈이다.
다이소에 따르면 현재 충전기 4종(2개 제조사·색상 2종)은 첫 출시 이후 2주 만에 모두 동났다. 한정판이 아닌 상시 판매 제품으로 매장마다 입고와 품절을 반복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이어 "패키지 최소화, 유통구조 단순화, 디자인 단순화 등의 노력으로 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부품 차이는 있다"
제품의 세부 부품까지 '100% 똑같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삼성 충전기와 다이소 충전기를 분해한 IT 유튜버 '궁금하기'는 영상을 통해 "성능 차이는 없지만 발열 정도를 비교해보니 삼성 것보다 다이소 제품의 온도가 조금 더 높긴 했다"며 "내부 구조상 회로기판은 거의 비슷했고 변압기 전선의 마감 정도에서 차이가 보인다"고 진단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달 26일 게재된 이후 현재 31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에는 질화 갈륨(GaN) 소재가 들어간 충전기가 각광 받고 있다"며 "삼성도 전력 손실이 적은 GaN 충전기를 신제품으로 내세우는 상황이라 GaN 소재가 안 들어간 일반 25W 충전기의 단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졌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통상적인 협력사 계약구조를 보면 설계부터 부품까지 완전히 동일한 제품을 판매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컨슈머 소비 강화"
전문가들은 사양이 완전히 똑같지 않더라도 성능과 가격 측면에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만족감은 훨씬 크다고 분석했다.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달로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제조사·원재료·용량까지 꼼꼼히 따지는 스마트 컨슈머적 소비 행태는 이제 뉴노멀이 됐다"면서 "불경기에 나타나는 알뜰 소비까지 중첩되면서 저렴한 상품조차도 제조사와 성능을 따지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대기업과 같은 제조사' 등의 문구가 브랜드 가치와 신뢰도가 올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어낼 수 있다"며 "실제로 가성비가 중요한 요즘 업계서 잘 통하는 마케팅 요소"라고 설명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