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 KAIST 총장 / 최혁 기자
이광형 KAIST 총장 / 최혁 기자
대규모 의대 정원 증원에도 KAIST의 입학 지원자 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KAIST에 따르면 전날 마감한 2025학년도 학사과정 입학생 국내 수시전형 지원서 접수 결과, 4697명이 지원해 지난해보다 지원자 수가 9.6%(410명) 증가했다. 올해 대규모 의대 정원 증원의 영향으로 이공계 인재 유출이 가속할 것이라는 기존 우려와는 다른 결과다.

정시 지원 인원까지 모두 합친 지난 4년간 KAIST 학사 과정 전체 지원자 수는 증가 추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5687명에서 2022년 6300명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6238명으로 정체됐다. 올해 다시 8250명으로 늘면서 4년 동안 연평균 증가율이 13.2%를 기록했다. 석·박사과정 입학전형 지원자 수도 2021년 5992명에서 올해 6783명으로 13% 늘었다. 특히 외국인 전형 지원자 수가 52%(902명→1370명)로 많이 증가했다.

입학 지원자가 늘어난 배경에는 KAIST의 맞춤형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취임 이후 새로운 전략인 'QAIST(Question, Advanced Research, Internationalization, Start-up, Trust)'를 추진했다. 이는 토론 수업문화 확산, 1랩 1독서, 문제 출제하는 시험 등 다양한 교육 혁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학과 예술 등 분야 간 융합연구, 글로벌 캠퍼스 구축과 같은 국제화 노력 등도 있었다.
KAIST 학생들이 대전 본원 캠퍼스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KAIST
KAIST 학생들이 대전 본원 캠퍼스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KAIST
KAIST는 2021년 6월 실패연구소를 설치하고 학생들에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을 함께 공유하는 '망한 과제 자랑대회'를 개최했다. 캠퍼스가 '괴짜들의 놀이터'가 될 수 있도록 '크레이지 데이'도 도입했다. 질문왕, 봉사왕, 헌혈왕, 독서왕, 도전왕 등을 신설해 성적에만 매몰되지 않는 다양한 가치관도 실현했다.

캠퍼스 글로벌화를 위해 뉴욕대와도 협력을 강화했다. KAIST는 뉴욕대와 공동캠퍼스 구축 및 공동연구, 학생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양교간 복수학위, 공동학위 수여도 추진 중이다. 입시전형 개선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학생부뿐만 아니라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등 다양한 자료를 제출받아 학생의 학업 역량과 더불어 KAIST 적합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총장은 "KAIST DNA를 갖춘 창의적 인재를 선발하고 다문화 및 다자녀 가정 대상 고른 기회전형을 확대하는 등 입학전형 제도를 개선했다"며 "이로 인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KAIST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도 국가 최고의 이공계 인재들을 꾸준히 선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