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금리 동결, 적절한 조치"…'실기론' 반박한 한은 [강진규의 BOK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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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8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 것에 대해 "적절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금리 인하 '실기론'을 언급하면서 "8월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고려해 종합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같은 한은의 설명은 8월 금리 동결 이후 대통령실에서 나온 '아쉽다'는 이례적 메시지에 대한 대답 차원으로 파악된다. 박 부총재보는 "8월 내수는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조금씩 올라오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8월 첫째~둘째주 주택가격 상승률과 거래량은 큰 폭으로 증가한 상황이었다"며 "금리를 내리면 이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가 측면에서 보면 금리를 정상화할 여건이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다른 쪽에선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실기론' 얘기도 있는데 종합적으로 고민해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장 금리가 큰 폭 하락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박 부총재보는 "기준금리는 긴축 영역에 있지만 금융상황지수 등 전반적 금융여건이 완화되고 있다"며 "시장금리가 연내 2회 인하 기대를 반영하고 있는데 향후 정책 여건과 과거 사례에 비추어 볼 때 과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부총재보는 또 "금리 인하 시점을 말할 수 없지만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요국에 비해 한국은 금리를 먼저 올린 대신 덜 올리면서 물가 안정을 달성했다"며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도 조정의 폭이나 속도에 대한 기대를 형성할 때 이런 부분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의 속도가 더딜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이같은 부동산 과열이 가계부채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지난 2022년 이후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완만히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최근 가계대출 추이를 고려하면 이 비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3분기 99.3%이던 가계부채비율은 지난 1분기 92.1%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5조~6조원 가량의 가계대출이 나타난 점을 감안해 추정한 결과 올 4분기 가계부채비율은 92.6%까지 다시 상승할 것으로 추산됐다.
한은은 또 이같은 주택 가격 상승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켜 경기를 진작하는 공식이 한국에선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은은 "주택가격 상승은 이론적으로 건설투자 증가, 부의 효과 등을 통해 경기를 진작시키지만, 한국은 주택가격과 건물 투자 간 연계성이 낮고 높은 가계부채비율 등으로 부의 효과도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직격했다. 오히려 주택가격 조정 과정에서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향후 주택가격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은 다소 낮다고 평가했다. 최창호 통화정책국장은 "주택시장은 금리, 공급, 정책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전망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높아진 주택가격 수준과 정부 규제 등으로 높은 증가세가 장기간 이어지기 어렵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8월 인하 실기론' 반박한 한은
12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기자설명회에서 박종우 통화정책담당 부총재보는 "(8월 금리 결정 전) 내부적으로 가계부채 증가폭을 점검한 결과 8조원 이상, 많게는 9조원 이상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며 "당시 금리 결정이 적절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이보다 많은 9조8000억원 증가했다.이같은 한은의 설명은 8월 금리 동결 이후 대통령실에서 나온 '아쉽다'는 이례적 메시지에 대한 대답 차원으로 파악된다. 박 부총재보는 "8월 내수는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조금씩 올라오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8월 첫째~둘째주 주택가격 상승률과 거래량은 큰 폭으로 증가한 상황이었다"며 "금리를 내리면 이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가 측면에서 보면 금리를 정상화할 여건이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다른 쪽에선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실기론' 얘기도 있는데 종합적으로 고민해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장 금리가 큰 폭 하락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박 부총재보는 "기준금리는 긴축 영역에 있지만 금융상황지수 등 전반적 금융여건이 완화되고 있다"며 "시장금리가 연내 2회 인하 기대를 반영하고 있는데 향후 정책 여건과 과거 사례에 비추어 볼 때 과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부총재보는 또 "금리 인하 시점을 말할 수 없지만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요국에 비해 한국은 금리를 먼저 올린 대신 덜 올리면서 물가 안정을 달성했다"며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도 조정의 폭이나 속도에 대한 기대를 형성할 때 이런 부분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의 속도가 더딜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상승, 장기적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
이날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현재 서울 명목 주택가격은 지난 2021년 고점의 90%를 회복한 수준이다. 서울 서초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전고점을 이미 돌파했고, 주택시장 위험지수는 '고평가' 단계에서 또 상승하고 있다.한은은 이같은 부동산 과열이 가계부채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지난 2022년 이후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완만히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최근 가계대출 추이를 고려하면 이 비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3분기 99.3%이던 가계부채비율은 지난 1분기 92.1%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5조~6조원 가량의 가계대출이 나타난 점을 감안해 추정한 결과 올 4분기 가계부채비율은 92.6%까지 다시 상승할 것으로 추산됐다.
한은은 또 이같은 주택 가격 상승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켜 경기를 진작하는 공식이 한국에선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은은 "주택가격 상승은 이론적으로 건설투자 증가, 부의 효과 등을 통해 경기를 진작시키지만, 한국은 주택가격과 건물 투자 간 연계성이 낮고 높은 가계부채비율 등으로 부의 효과도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직격했다. 오히려 주택가격 조정 과정에서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향후 주택가격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은 다소 낮다고 평가했다. 최창호 통화정책국장은 "주택시장은 금리, 공급, 정책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전망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높아진 주택가격 수준과 정부 규제 등으로 높은 증가세가 장기간 이어지기 어렵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