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새 주말드라마 '정년이' 티저 영상 캡처
/사진=tvN 새 주말드라마 '정년이' 티저 영상 캡처
MBC가 tvN 새 주말드라마 '정년이' 제작사 스튜디오N, 매니지먼트mmm, 앤피오엔터테인먼트(이하 '제작사들')를 상대로 재산 가압류 신청을 한 부분에 대해 제작사들이 입장을 밝혔다.

12일 '정년이' 제작사들 측은 "'정년이'는 제작사들의 주도하에 모든 비용을 부담하여(MBC로부터 단 1원도 받은 적이 없음) 기획 개발한 작품이고, MBC는 촬영이 임박한 시점까지도 제작사들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제작비 협상을 지연하여 제작사가 어쩔 수 없이 불합리한 MBC의 조건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며 " 결국 제작사들은 MBC와 제작비에 대한 합의점을 단 한 번도 찾지 못했고, MBC는 촬영 시작 20일 전이 되어서야 다른 채널로 가볼 수 있으면 가라고 하여 제작사들은 한 달 이상의 촬영 연기를 감수하고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게 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제작사들은 거대 방송사의 심기를 건드릴 수 없어서 MBC가 내부에서 쓴 비용이 있다면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MBC는 오랜 시간 동안 비용에 대한 내역도 밝히지 않고 면담 요청도 거절하더니, '정년이' 방영을 앞둔 시점에서 법적 소송을 제기하여 악의적으로 작품에 흠집을 내려고 하는 사안"이라고 해당 논란에 관해 주장했다.

더불어 "MBC의 가압류는 법원의 확정적 판단이 아니라 단순 보전처분으로, 제작사들의 입장 소명 기회 없이 MBC의 일방적인 주장에 따른 잠정 결정"이라며 "가압류 결정은 방송과 무관하여 방송 일정에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MBC 측은 "'정년이'와 관련해 '업무상 성과물 도용으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위반 및 계약교섭의 부당파기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근거로 제작사의 재산에 가압류를 신청했고, 법원에서 지난 10일 당사의 청구가 모두 이유있다고 판단, 가압류 신청을 전부 인용하였다"고 밝혔다.

다만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인용이 아닌 만큼 '정년이'는 오는 10월 12일 예정대로 첫 방송 된다.

'정년이'는 인기 웹툰 원작에 흥행성과 연기력을 모두 인정받은 배우 김태리가 타이틀롤로 캐스팅됐고, '드라마 왕국 MBC'를 되살린 '옷소매 붉은 끝동'의 정지인 PD가 의기투합하며 기획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돌연 MBC에서 CJ ENM 채널 tvN으로 편성이 바뀌었다.

네이버웹툰 자회사 스튜디오N과 김태리의 소속사이기도 한 매니지먼트mmm, 또 다른 주연 신예은의 소속사이자 정지인 PD와 '옷소매 붉은 끝동'을 함께했던 앤피오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에 참여했다. MBC가 가압류 신청을 제기한 제작사도 이 세 곳이다.

제작사들은 "MBC와 '정년이'와 관련된 구두 합의를 포함 어떠한 계약도 체결한 사실이 없고, 제작사는 명시적인 편성 확정을 고지받은 적도 없다"며 "2022년 정지인 감독을 (연출자로) 섭외하면서 그해 11월 MBC에 편성 및 제작비 등을 정식 제안했고, 제작난이도가 높은 작품이라서 제작비가 높을 수밖에 없고, 촬영날짜가 정해져 있다는 점을 미리 정확하게 고지하면서 다른 플랫폼을 알아볼 기회를 박탈당하지 않게 제작사가 제안한 제작비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빨리 달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 MBC는 제작사들의 제안에 대해 무려 6개월 동안 아무 답을 주지 않다가 촬영개시 4개월 전인 2023년 5월 말에 이르러서야 제작사들이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의 제작비를 조건으로 제했다"며 "제작사들은 차질 없는 촬영 진행을 위해 MBC가 의사 결정을 미루던 동안에도 촬영 준비를 위한 제작비를 자체 조달해 가며 계약 협상의 상대방인 MBC와의 신의를 지키기 위해 다른 플랫폼의 요청을 다 거절하며 끊임없이 협의를 지속해 갔음에도 MBC는 불과 촬영 한 달 전, 이미 제작사들과 작업 중이던 주요 스태프들의 교체를 요구하고, 촬영이 임박한 2023년 8월 제작사들이 다른 플랫폼을 알아볼 수밖에 없다는 최종적인 제안에도 그렇게 할 수 있으면 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결국 MBC 측의 답변이 오지 않으면서 "부득이하게 타 플랫폼과 협상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고, 제작사들의 조건을 합리적이라고 바로 수용한 tvN에 드라마를 편성하기로 합의하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출자인 정지인 PD의 퇴사에 대해서도 "MBC 대거 인력 유출은 사실무근이며, 실제로 MBC를 퇴사한 것은 감독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며 " 감독의 퇴사 결정 또한 작품의 완성도를 위한 감독의 자발적인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MBC 측은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며 "정지인 PD 뿐 아니라 의견을 함께 조율하던 조연출, 담당 스태프들도 함께 나간게 맞다"고 반박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