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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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거래가 많지 않아 시가 파악이 쉽지 않은 꼬마빌딩과 초고가 아파트, 단독주택 등 부동산을 대상으로 감정평가 과세를 본격 추진한다. 꼬마빌딩 등을 소유한 건물주의 상속·증여세 부담은 지금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후 첫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를 주재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세행정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국세청은 시가가 아니라 기준시가로 과세하던 꼬마빌딩 등을 대상으로 감정평가를 대폭 확대한다. 상속·증여세 과세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통상 상속·증여세를 부과할 때 시가로 세금을 매기는 것이 원칙이다.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시가 산정이 어려운 꼬마빌딩을 비롯한 비주거용 부동산은 관행적으로 기준시가로 평가해 왔다. 기준시가는 실제 거래가격에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시가 100억원 꼬마빌딩의 기준시가가 거래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이로 인해 꼬마빌딩 증여가 한때 자산가들의 절세 수단으로 주목받았다.

국세청은 재정수입 확보를 위해 비주거용 부동산의 감정평가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작년부터 자체 추정한 시가와 기준시가 차액이 10억원 이상이거나 추정 시가 대비 차액이 10% 이상인 비주거용 부동산은 감정평가를 해 시가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고 있다.

국세청은 감정평가 대상 확대를 위해 올해(45억2400만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95억9200만원의 예산을 배정받았다. 이와 함께 초고가 아파트, 단독주택, 상가겸용주택 등 거래가 많지 않은 부동산 자산도 감정평가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다국적 기업의 자료 제출 거부 등 세무조사 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이행 강제금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금은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외국 법인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과태료만 내고 자료 제출을 계속 거부하는 사례가 많다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