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한국 경제에 대해 “역동적 성장 경로로의 복귀가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 재정을 반복적으로 풀고, 그 부작용으로 민간의 역동성이 떨어져 성장 잠재력이 저하되는 악순환을 끊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다. 성 실장은 “한국은 성장의 슈퍼스타가 됐는데, 이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슈퍼스타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성 실장은 12일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주요 지표를 기반으로 한국 경제 상황을 분석했다. 성 실장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언급한 뒤 “엄청난 성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모두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상반기 GDP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8%였다. 성 실장은 “2분기에 전기 대비 -0.2%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1분기 증가율이 워낙 높아 나타난 기저효과로 전년 동기를 기준으로 하면 2.3% 성장했다”고 말했다.

수출에 대해서도 “11개월째 연속 증가하고 있고, 무역수지 역시 15개월째 흑자”라며 “이는 결국 기업이 스스로 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성 실장은 또 올해 수출 규모에서 일본을 추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는 1970년대 일본의 경제 발전을 배우려고 노력한 나라인데, 수출에서 일본을 따라잡는다면 이것이 진정한 극일”이라고 했다.

성 실장은 한국 경제에 대해 ‘중진국 함정을 극복한 국가’라고 평가한 세계은행(WB) 보고서 등을 거론하며 “민간 경제주체들이 잘 움직일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마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가 성장하려면 국내외 투자를 끌어들이고 기술을 외부에서 도입한 뒤 이를 통해 혁신을 이뤄야 한다”며 “여기에 시장경제 체제라는 인센티브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경제주체가 더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보고서 결과를 공유하며 “한국은 67개국 중 사상 최고인 20위를 기록했는데,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 인구 5000만 명을 넘어선 국가 중에서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성 실장은 “기업 효율성과 인프라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는데, 정부의 경제 정책 및 경제 환경 등이 영향을 미쳤다”며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성 실장은 현재 성과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는 한국 경제가 성장을 시작한 지 약 60년이 되는 시점”이라며 “한국 경제의 세대 교체기를 맞아 조세 체계의 전면적 개편을 통해 성장을 향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