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완성차 3위·5위 ‘밀착’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세 번째)과 메리 배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두 번째)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0일 미국 뉴욕에서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마크 로이스 GM 사장(첫 번째), 장재훈 현대차 사장(네 번째) 등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현대차 제공
< 글로벌 완성차 3위·5위 ‘밀착’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세 번째)과 메리 배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두 번째)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0일 미국 뉴욕에서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마크 로이스 GM 사장(첫 번째), 장재훈 현대차 사장(네 번째) 등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GM)가 앞으로 신차를 공동 개발·생산하고,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함께 벌이기로 했다. 중국 전기차의 침공에 맞서 세계 3위(현대차)와 5위 업체(GM)가 모든 분야에서 손을 맞잡는 강력한 형태의 ‘얼라이언스’(동맹)를 맺은 것이다. 일본 도요타(지난해 판매량 1123만 대)를 뛰어넘는 ‘세계 최대 자동차 동맹’(합산 1349만 대)의 탄생으로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메리 배라 GM그룹 회장이 최근 미국 뉴욕에서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현대차가 글로벌 완성차 회사와 포괄적 제휴를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회사는 수개월간의 논의 끝에 △승용차와 상용차 공동 개발·생산 △공급망 공동 관리 △친환경에너지 기술 공동 개발을 핵심 협력 분야로 선정했다. 협약에 따라 현대차와 GM은 특정 시점 이후 일부 차량을 함께 개발·생산한다. 여기에는 내연기관 차량뿐 아니라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이렇게 함께 만든 차를 각각 현대차와 GM 로고를 달아 판매하는 ‘리배징’을 검토하기로 했다. 배터리 소재, 철강재 등 주요 부품 공급망을 공유하고, 주문을 함께 넣는 방안도 협력 테이블에 올렸다. 계획대로 되면 ‘규모의 경제’가 실현돼 개발·생산비를 상당폭 절감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두 회사가 운영하는 공장에서 상대방 차량을 대신 생산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GM은 세계 35개 지역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가 캐나다에 새 공장을 짓지 않고 GM 캐나다 공장에서 현지에 판매할 싼타페를 생산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와 GM은 구체적인 협력 방안은 추가 협의를 통해 내놓기로 했다. 성과가 확인되면 기아도 동맹에 합류할 전망이다.

정 회장은 “양사가 보유한 전문성과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효율성을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배라 회장은 “이번 협력으로 보다 효율적으로 자동차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후/신정은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