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산유 시설 강타한 허리케인…이틀째 급반등 [오늘의 유가]
국제 유가가 이틀째 2% 넘게 반등했다. 미국 멕시코만에 허리케인이 상륙하면서 원유 생산 시설의 가동이 계속 중단되자 수급 불안이 유가를 밀어 올렸다.

12일(현지시간)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66달러(2.47%) 급등한 배럴당 68.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36달러(1.93%) 뛴 배럴당 71.97달러에 마감했다.
美 산유 시설 강타한 허리케인…이틀째 급반등 [오늘의 유가]
원유시장은 지난 11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수요 전망치 하향 조정 등을 원인으로 하루에만 4.3% 폭락하며 공포감에 휩싸였지만, 이틀 연속 2% 넘게 급반등하면서 폭락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WTI 가격은 이날까지 2거래일간 5% 가까이 급등했다.

이날 반등은 미국의 원유 공급이 허리케인 프랜신으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촉발했다.
미국 안전 및 환경 집행국(BSEE)은 허리케인으로 멕시코만에서 원유 생산의 약 24%, 하루 73만 배럴의 원유 생산이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미국 국립 허리케인 센터에 따르면 1등급 허리케인 프랜신(Francine)이 멕시코만에 상륙하면서 해당 지역의 산유 시설 중 39%가 전날 일시 폐쇄됐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달 멕시코만에서 생산량이 하루 평균 약 5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UBS의 조반니 스타우노보 분석가는 "최근 유가가 급락한 것은 OPEC이 저유가에 생산량을 줄일 유인이 부족하다고 원유 투자자들이 생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유가는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美 산유 시설 강타한 허리케인…이틀째 급반등 [오늘의 유가]
스타우노보는 "원유 공급이 수요 성장세에 뒤처지면서 원유 재고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투기적 포지션 규모도 작은 점을 고려하면 우리는 향후 몇 개월 내 브렌트유가 배럴당 80달러 이상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분석가들은 프랜신이 루이지애나주에 상륙한 후 빠르게 강도를 잃었기 때문에 그 영향이 단기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톤X의 알렉스 호데스 분석가는 "이는 석유 시장의 관심을 다시 글로벌 수요 부족으로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