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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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제지 주가가 13% 급등세다. 영풍과 영풍정밀이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발표 이후 상한가로 직행한 가운데 사명에 '영풍'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이 오인해 영풍제지에도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오전 10시13분 현재 영풍제지는 전날 대비 158원(12.27%) 급등한 1446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개장 직후 한때 가격제한폭까지 치솟기도 했다.

영풍제지는 영풍그룹과 무관한 회사다. 하지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손 잡고 고려아연의 경영권 인수에 나서자 영풍그룹의 계열사로 오해한 투자자들이 몰려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영풍이, 코스닥시장에서는 영풍정밀이 상한가다.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을 지분을 추가 확보하기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이날 공고에서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을 추가 취득함으로써 경영권을 공고히 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최종적으로는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그룹 내에서 고려아연 지분을 영풍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보다 1주 더 갖게 된다. 현재 영풍과 장씨 일가 특별관계자 지분은 33.13%다.

투자자들도 황당하단 반응이다. 포털 등의 종목토론방에서 주주들은 '혹시 사명에 영풍 들어갔다고 오르는 것은 아니겠지', '알아보지도 않고 투자한다니 이해가 안 간다', '영풍제지가 영풍그룹의 심리적 계열사라도 되냐' 등 의견을 적었다.

사명이 비슷해 주가 급등락이 일어났던 경우는 종종 있어왔다. 앞서 2000억원 규모 회삿돈 횡령 사건에 휘말린 오스템임플란트 주가가 급격히 변동할 때 이 회사와 무관한 자동차 부품제조사 오스템도 따라 움직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신풍제약 폭등 때도 무관한 신풍제지가 급등한 바 있다.

한편 '경영권 분쟁'을 암시하는 공시 타이밍이 공교롭게 맞물린 점도 영풍제지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전날 영풍제지는 다음 달 29일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의안은 소수주주 제안인 △정관 변경 △이사 선임·해임 △감사 차성원 해임·신현택 선임 등이다.

영풍제지는 현재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다. KH그룹이 관계사를 통해 경영권 분쟁 소송을 제기한 데다 회사 소액주주연대도 현 경영진 교체를 주장 중이다. 앞서 지난달 7일 회사 주주 김모씨 등은 법원에 조상종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들을 해임하고 새 인물들을 선임하는 건을 의안으로 하는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를 신청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