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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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하면서 유럽연합(EU)의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지켰는지 EU 규제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DPC)는 12일(현지시간) "구글이 자사의 대형언어모델(LLM) '팜(PaLM) 2' 개발과 관련해 EU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에 따른 법적 의무를 준수했는지 조사한다"고 밝혔다. 구글이 지난해 공개한 팜2는 고급 추론과 코딩 등을 수행할 수 있는 다국어 언어모델이다.

DPC는 구글이 EU의 개인정보 보호법인 GDPR에 따라 데이터 보호 영향 평가(DPIA)를 수행했는지, EU 주민들의 개인정보를 사용해 팜2 모델을 처리하기 전에 이 절차를 이행했는지 여부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구글 등 미국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이 유럽 본부를 아일랜드에 두고 있어 아일랜드 개인정보 보호 당국이 EU 관련 당국을 도와 관련 업무를 맡는다.

DPC는 "이번 조사는 AI 모델과 시스템 개발에서 데이터 주체의 개인정보 처리를 규제하기 위해 EU·유럽경제지역(EEA) 규제 당국과 협력하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구글의 유튜브 또한 아일랜드의 다른 규제 기관이 이날 개시한 별도의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유튜브가 불법 콘텐츠 처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서다.

AI 기술이 급부상한 가운데 EU와 각국 규제 당국은 경쟁, 허위정보 등 여러 이슈와 관련해 빅테크를 단속하고 있다. 그동안 빅테크의 활동을 제한하기 위해 여러 법안을 통과시켜 온 EU에서는 특히 전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AI 규정을 마련했다.

앞서 DPC는 X(옛 트위터)의 AI 스타트업 xAI가 AI 챗봇 그록(Grok)의 학습을 위해 EU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사용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아일랜드 고등법원에 요청했다. 이후 X는 이와 관련한 EU 사용자 정보 처리를 중단하기로 했다. DPC는 또한 데이터 보호와 AI 모델 훈련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 위해 유럽 데이터 보호 위원회에 관련 절차를 요청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