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아트벙커B39. 사진=한국관광공사
부천아트벙커B39. 사진=한국관광공사
올해 추석 연휴는 이틀만 휴가를 내면 최대 9일간 쉴 수 있어 여행 수요가 크게 늘었다. 특히 국내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들을 위한 다양한 혜택이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관광공사는 이달 가볼 만한 추천 여행지 5곳을 선정했다. 추천 테마는 '공간의 재활용'. 낙후된 건물도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재활용 과정을 거친 뒤 새롭게 주목받는 곳들이다.

공사가 추천하는 여행지는 △쓰레기 소각장이 예술의 중심지가 되다, 부천아트벙커B39(경기 부천) △산골 학교라서 더 낭만적인, 평창무이예술관(강원 평창) △상상력 놀이터, 충주 오대호아트팩토리&코치빌더(충북 충주) △역사와 치유가 어우러진 문화 공간, 거창근대의료박물관(경남 거창) △5·18민주화운동의 흔적들, 광주 전일빌딩245(광주 동구) 5곳이다.

부천아트벙커B39는 경기 부천시 오정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재활용 전에는 소각장으로 운영됐다. 1995년 문을 연 소각장은 1997년 다이옥신 파동 등 환경 파괴 문제 제기로 2010년 폐쇄됐다. 이후 수년간 공사를 거쳐 2018년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과거 소각장 구조를 보존하면서도 멀티미디어홀, 벙커, 에어갤러리 등 다양한 예술 공간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부천아트벙커B39에서는 융복합 예술을 추구하는 현대 미술품 전시와 친환경을 주제로 한 행사와 공연 등이 열린다.

부천 심곡천 역시 급격한 도시화의 유산을 복원한 사례로 꼽힌다. 1980년대 복개되었던 심곡천은 2017년 생태 복원 사업을 통해 도심 속 녹지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평창무이예술관. 사진=한국관광공사
평창무이예술관. 사진=한국관광공사
강원도 평창군에 위치한 평창무이예술관의 경우 1999년 폐교한 무이초등학교가 예술관으로 변신했다. 기존 학교 틀을 그대로 살린 채 학교 운동장은 조각공원으로, 교실은 전시실로 꾸몄다. 나무 복도 바닥과 칠판, 풍금 등 초등학교 시절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무이예술관을 꾸린 작가들의 전시와 다양한 기획 전시를 감상하고 화덕 피자 만들기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봉평은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쓴 이효석 작가의 고향이다. 이효석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소개하는 문학관과 바로 이웃한 효석달빛언덕, 소설에도 등장하는 봉평장(봉평전통시장) 등 관련 여행지가 다양하다.
오대호아트팩토리. 사진=한국관광공사
오대호아트팩토리. 사진=한국관광공사
충북 충주에 위치한 오대호아트팩토리는 쓸모없는 물건을 뜻하는 '정크(junk)'를 예술로 승화시킨 정크아트 작품이 자그마한 폐교를 가득 채운 공간이다. 정크아트 1세대 오대호 작가는 철과 플라스틱, 나무 등 버려진 재료에 기계공학적 기술과 상상력을 입혀 작품을 탄생시켰다. 움직이는 요소를 넣은 키네틱아트도 선보여 방문객이 작품을 만져보는 것도 가능하다.

충주 목계나루 근처에는 담배창고였던 공간이 카페로 변신했다. 고객 주문에 따라 독창적인 신차를 만든다는 '코치빌더'다. 이곳에서는 현대자동차 1세대 그랜저와 기아 콩코드 등 올드카와 클래식카를 만나볼 수 있다. 차량의 부품을 실내 장식 소품으로 활용한 것도 인상적이다.
거창근대의료박물관. 사진=한국관광공사
거창근대의료박물관. 사진=한국관광공사
거창근대의료박물관은 1954년 지어진 옛 자생의원으로 거창지역 최초의 근대병원이다. 2006년 의원이 문을 닫으면서 설립자 고(故) 성수현 원장의 유족들이 시설을 기부하고 거창군청이 부지를 매입했다. 2013년 문화재청 등록문화재로 지정받은 후 2016년 거창근대의료박물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당시의 처치실과 수술실 등을 둘러볼 수 있고, 옛 수술기구들과 의료시설들도 전시돼 있다. 의사가 거주했던 주택동에는 그 시절 다양한 생활용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의 앞마당은 삶을 위로하는 힐링 콘서트의 공간으로도 이용된다.

거창근대의료박물관에서 도보 3분 거리인 거창전통시장은 매월 1과 6으로 끝나는 날에 전통 오일장이 열린다. 거창에서 가볼만한 여행지로는 친환경 수변생태공원 거창창포원과 Y자형 출렁다리로 유명한 거창항노화힐링랜드가 꼽힌다.
전일빌딩245. 사진=한국관광공사
전일빌딩245. 사진=한국관광공사
전일빌딩245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에서 사격한 총탄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장소다.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알리는 공간으로 가장 중요한 전시 공간은 9~10층이다. 외부에서 날아온 탄흔의 원형을 보존하는 장소다. 헬기 사격을 목격한 증언을 참고해 제작한 멀티 어트랙션 영상도 재생 중이다. 모형 헬리콥터 UH-1H 기종과 M60 기관총, 전일빌딩245 주변을 재현한 디오라마 축소 모형, 왜곡의 역사, 진실의 역사 등을 주제로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5·18민주화운동을 기록한 방대한 양의 자료를 보관 전시하는 공간이다. 5·18민주광장에 가면 당시를 촬영한 사진과 영상에 등장하는 원형 분수대를 볼 수 있다.
고속도로 정체. 사진=임대철 기자
고속도로 정체. 사진=임대철 기자
연휴 기간 국내 여행을 떠난다면 정부의 다양한 지원 방안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지난달 28일 정부는 국내 여행 및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추석 연휴기간인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된다. KTX·SRT 역귀성요금도 30~40% 할인받을 수 있어 여행지에 따라 할인 혜택을 받고 이용할 수 있다.

연휴 기간 무료 개방 주차장 정보 확인도 필수다. 전국 초·중·고등학교, 지자체 및 공공기관이 무료 개방하고, 지자체에 따라 노외·노상공영주차장도 무료 이용할 수 있다. 국내여행객에 한해 공항 주차장도 무료다. 한국공항공사는 전국 14개 공항 국내선 이용객을 대상으로 14일부터 18일까지 국내선 주차장을 무료 개방한다. 이밖에 무료로 개방되는 전국 공공주차장 정보는 네이버지도, 카카오맵, 티맵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과 종묘, 조선왕릉을 무료로 입장할 수도 있다. 국립세종수목원과 경상북도 봉화군에 위치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추석 당일인 17일을 제외하고 14일부터 18일까지 무료 개방된다. 강원도 평창의 국립한국자생식물원도 연휴 기간 무료다. 전라남도 담양 대표 관광지 죽녹원을 비롯해 4개 명소는 추석 당일인 17일에 한해 무료로 개방한다.
사진=대한민국 숙박세일 페스타.
사진=대한민국 숙박세일 페스타.
숙박 할인 또한 제공된다. '대한민국 숙박 세일페스타'는 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 숙박상품에 11월24일까지 입실하는 경우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7만원 이상 숙박상품 예약 시에는 3만원 할인권을, 2만원 이상 7만원 미만 숙박상품 예약 시에는 2만원 할인권을 지원한다.

할인이 적용되는 시설은 호텔, 콘도, 리조트, 펜션 등 국내 숙박시설이다. 미등록 숙박시설과 대실에는 사용할 수 없다. 숙박 할인권은 오전 10시부터 참여 온라인여행사 채널을 통해 1인 1매 선착순으로 발급한다. 준비된 수량이 모두 소진될 경우 종료된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