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견조한 수출·제조업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되면서 내수가 회복 조짐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정부 "완만한 내수회복 조짐"…백화점·대형마트 매출 늘었다
기획재정부가 13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 카드 승인액은 작년 8월보다 1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할인점 매출도 4.7% 늘었다.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은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두 달 연속 역성장하다가 8월 플러스로 전환했다.

지난달 국내 카드 승인액도 1년 전보다 4.4% 늘었다. 7월 증가율(3.2%)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 역시 작년 8월보다 0.4% 증가했다. 전달(0.1%)보다 증가폭도 컸다.

기재부는 국내 경기에 대해 “물가 안정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견조한 수출·제조업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설비투자·서비스업 중심의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 속에 부문별 속도 차가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한 달 전 발표에선 없었던 “부문별 속도 차”라는 표현이 새로 들어갔지만 “내수가 회복 조짐을 보인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런 진단은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평가와 대비된다.

정부는 하반기 소비 회복 여부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백화점, 마트 실적 등) 속보 지표로 보면 9월 분위기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며 “물가상승률이 하락해 이달에는 비내구재 소비가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자동차, 냉방 가전 등 내구재도 계속해서 잘 팔릴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물가 안정세는 확대되고 있다고 봤다. 8월 그린북에서 ‘전반적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한 것보다 긍정적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2.0% 오르는 데 그치면서 그간 이어진 고물가 흐름이 안정권에 들어섰다는 해석이다.

대외 여건과 관련해 정부는 교역 개선,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전환 등으로 회복세지만 지역별로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