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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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급증에 명절 연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힐링을 위해 혼자 사찰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고 있는 것이다. 불교계에서도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고물가 시대에 숙식이 제공되는 템플스테이가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이 좋은 점도 인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16일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에 따르면 이번 추석 명절 연휴에 전국 20개 사찰에서 템플스테이가 진행된다. 가족이나 연인 단위로 템플스테이를 찾는 사람들은 항상 있지만,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혼자 템플스테이를 오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는 게 조계종 관계자의 전언이다.

서울과 가장 가까운 경기 과천 소재 연주암은 연휴 템플스테이 예약률이 100%다. 연주암 관계자는 "작년보다 올해가 더 인기"라며 "예년보다 1인으로 신청한 사람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수도권에 위치한 경기 용인 소재 법륜사에서 진행하는 명절 연휴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의 경우, 70%가 혼자 신청한 사람이라고 한다. 이곳 관계자는 "매해 템플스테이 인기가 커지는데, 올해 1박 2일 프로그램은 가족 단위가 많은 편이지만, 2박 3일 프로그램은 혼자 오는 분들이 더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년과 비교하면 인원은 비슷하다. 그러나 작년까지만 해도 가족 단위가 더 많았는데, 올해는 개인이 70%를 넘는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실제 온라인에서는 명절 연휴에 혼자 템플스테이를 다녀왔다는 후기를 쉽게 찾을수 있다.

지난 명절 연휴에 서울에 혼자 남아 인근 사찰 템플스테이를 떠났다는 30대 여성 A씨는 이번 연휴에도 템플스테이에 나선다.

그는 "'나는 절로' 신청에 실패한 후에도 관심이 가 명절 연휴 때 템플스테이를 다녀왔다"며 "처음에는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를 기대하며 가기도 했지만, 막상 가보니 그런 건 없었고 충분히 힐링하다 올 수 있어 매우 좋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DJ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과 미혼 남녀에게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는 '나는 절로' 등을 계기로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사찰이 인기를 끌면서 명절에도 불교 인기 현상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템플스테이는 숙식을 1인당 10만원 안팎으로 해결할 수 있어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 여행·힐링 프로그램으로도 여겨진다. 한 조계종 관계자는 "먹여주고 재워주는 데다, 한국 사찰은 대한민국 최고 명당자리에 있어 힐링으로 제격"이라고 평가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직장 생활과 가족으로부터 시달린 심신에 안정을 취하기 위해 템플스테이만 한 곳이 없다"면서 "국내 여행을 어디를 가려고 하면 혼자 가도 수십만원은 그냥 깨진다. 고물가 시대에 템플스테이 가격이 합리적인 편이 되면서 인기에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