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배우지 않으면 인류에 미래란 없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배움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지식의 탄생>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지식의 축적과 배움에 관한 역사를 살펴본다.

학교 교육은 4000년 전에도 있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 유적으로 추정해보면, 아이들은 아침 일찍 학교에 가 쐐기 모양 돌로 배운 내용을 점토판 위에 적었다. 적은 내용이 만족스러우면 점토판을 빵 굽는 오븐 위에 올려놓고 딱딱하게 굳으면 선생님에게 제출했다.

1911년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출간은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저자는 “영어가 제1언어인 국가에 거주하는 학식 있는 가정에서는 이 책이 모든 지식과 사고의 기초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반면 가짜 뉴스와 정보는 세상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오염시켰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의 인기가 바닥을 치던 시절, 그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만들려고 백악관에 칩거하며 수염을 기르고 있다는 기사를 두 면에 걸쳐 보도했다. 물론 완전히 거짓이었다.

책은 앞으로 펼쳐질 시대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명확한 답을 주지는 않는다. 다만 저자가 확실히 말하는 것은 ‘안다’는 것의 중요함이다. 인류는 배움을 통해 앞으로 나아갔다. 지식을 믿음으로 대체한 자리에 광신도가 생겨났고, 가짜 정보로 대체한 곳에 사회 혼란이 가중됐다. 배우고 생각하는 일을 게을리한다면 인류 문명에 미래는 없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