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에 손발 묶인 고려아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공개매수 기간 자사주 매입 '위법'
해외사모펀드 등 물밑접촉 가능성
해외사모펀드 등 물밑접촉 가능성
▶마켓인사이트 9월 13일 오후 2시 7분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기습에 나서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MBK파트너스 등이 경영권을 얻기 위해 추진하는 공개매수를 막을 만한 대응 카드가 없어서다. 대항 공개매수 등이 대안으로 꼽히지만 최대 ‘조(兆) 단위’에 이르는 현금을 신속하게 마련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 등은 이날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할 예정이다.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이 공개매수를 벌이는 상황에서 영풍의 특별관계자인 고려아연이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140조(공개매수 기간 별도 매수의 금지) 위반이라는 취지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공개매수자와 그 특별관계자는 공개매수 기간 공개매수 대상 회사 주식을 매입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은 공개매수 기간인 이날부터 다음달 4일까지 막힌다. 최 회장이 자사주 취득으로 경영권을 방어할 길이 사라진 셈이다. 자사주를 비싸게 사들여 주가를 MBK파트너스 등이 제시한 공개매수가보다 높게 띄우는 형태로 공개매수를 훼방 놓을 수단을 일찌감치 잃은 것이다.
최 회장에게 경영권 방어 카드가 없지는 않다. 최 회장이 직접 또는 우호주주를 통해 MBK파트너스 등에 맞서기 위한 ‘대항 공개매수’에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MBK파트너스 등이 추진하는 공개매수가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 시중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공개매수에는 최대 조 단위 자금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항 공개매수는 다음달 4일까지 이어지는 MBK파트너스 등의 공개매수 기간에 이뤄져야 파급력이 커진다.
IB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불과 2~3주 사이에 조 단위 자금을 조달하는 게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최 회장과 고려아연 경영진도 이 같은 이유로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합병(M&A)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모펀드(PEF) 등 자금력이 탄탄한 우호 세력을 확보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 회장이 가용한 모든 네트워크를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차준호 기자 lovepen@hankyung.com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기습에 나서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MBK파트너스 등이 경영권을 얻기 위해 추진하는 공개매수를 막을 만한 대응 카드가 없어서다. 대항 공개매수 등이 대안으로 꼽히지만 최대 ‘조(兆) 단위’에 이르는 현금을 신속하게 마련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 등은 이날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할 예정이다.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이 공개매수를 벌이는 상황에서 영풍의 특별관계자인 고려아연이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140조(공개매수 기간 별도 매수의 금지) 위반이라는 취지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공개매수자와 그 특별관계자는 공개매수 기간 공개매수 대상 회사 주식을 매입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은 공개매수 기간인 이날부터 다음달 4일까지 막힌다. 최 회장이 자사주 취득으로 경영권을 방어할 길이 사라진 셈이다. 자사주를 비싸게 사들여 주가를 MBK파트너스 등이 제시한 공개매수가보다 높게 띄우는 형태로 공개매수를 훼방 놓을 수단을 일찌감치 잃은 것이다.
최 회장에게 경영권 방어 카드가 없지는 않다. 최 회장이 직접 또는 우호주주를 통해 MBK파트너스 등에 맞서기 위한 ‘대항 공개매수’에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MBK파트너스 등이 추진하는 공개매수가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 시중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공개매수에는 최대 조 단위 자금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항 공개매수는 다음달 4일까지 이어지는 MBK파트너스 등의 공개매수 기간에 이뤄져야 파급력이 커진다.
IB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불과 2~3주 사이에 조 단위 자금을 조달하는 게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최 회장과 고려아연 경영진도 이 같은 이유로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합병(M&A)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모펀드(PEF) 등 자금력이 탄탄한 우호 세력을 확보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 회장이 가용한 모든 네트워크를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차준호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