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e스포츠 정글러 '피넛' 한왕호가 지난 8일 2024 LCK 서머 결승전 승리 후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있다. (LCK 제공)
한화생명e스포츠 정글러 '피넛' 한왕호가 지난 8일 2024 LCK 서머 결승전 승리 후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있다. (LCK 제공)
국내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프로 리그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의 2024 서머 스플릿 결승전이 지난 8일 경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날 대결에선 한화생명e스포츠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5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젠지 e스포츠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한화생명이 2018년 인수 이후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정글러 '피넛' 한왕호의 위닝 멘탈리티(승리하고자 하는 마음가짐)가 주목받고 있다.

한왕호는 지난 2016년 한화생명의 전신인 '락스 타이거즈'에서 LCK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후 젠지, T1 등 국내 명문 게임단은 물론 중국 리그 LPL까지 진출하며 활약을 펼쳤다. 그가 무려 8년 만에 돌아온 친정팀에게 우승 컵을 안긴 것이다.

지난해 LCK 2023 스프링 스플릿 결승전에서 T1을 상대로 승리한 후 한왕호는 "T1을 상대로 딱 하루만 저희가 잘하면 되는 거잖아요"라는 말을 남겼다. 상대 전적에서 열세일지라도 중요한 무대에서 잘하면 상대가 누구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담긴 멘트였다. 당시 젠지 e스포츠 소속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한왕호는 운명처럼 2024 서머 결승전에서 젠지를 마주하게 됐다.
창단 첫 LCK 우승컵을 손에 넣은 한화생명e스포츠 선수단의 모습. 왼쪽부터 '피넛' 한왕호, '도란' 최현준, '바이퍼' 박도현, '제카' 김건우, '딜라이트' 유환중. (LCK 제공)
창단 첫 LCK 우승컵을 손에 넣은 한화생명e스포츠 선수단의 모습. 왼쪽부터 '피넛' 한왕호, '도란' 최현준, '바이퍼' 박도현, '제카' 김건우, '딜라이트' 유환중. (LCK 제공)
피넛을 응원하는 팬의 치어풀 (LCK 제공)
피넛을 응원하는 팬의 치어풀 (LCK 제공)
한왕호는 T1과의 결승 진출전에서 승리한 후 이번에는 "영원한 것도, 당연한 것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젠지가 무려 2022 서머 시즌부터 올해 스프링까지 LCK를 4연속 제패하면서 "어차피 우승은 젠지"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분위기였다. 상대 전적에서도 한화생명은 젠지를 상대로 올해 모든 경기에서 패배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결국 우승에 성공하면서 한왕호는 본인이 뱉은 말을 직접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우승으로 한왕호는 LCK 7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정글러 포지션 중 가장 많은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전체 선수 중에서도 10회 우승을 기록 중인 T1 '페이커' 이상혁에 이어 역대 2위에 올랐다. 기존에는 6회로 '칸' 김동하와 공동 2위였다.

단단한 '위닝 멘탈리티'로 무장한 한왕호가 이달 말부터 유럽에서 진행되는 2024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에 큰 관심이 쏠린다. 그는 2024 서머 우승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팀에 '바이퍼' 박도현과 '제카' 김건우 등 롤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우승을 경험한 선수들이 있다"라며 "롤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박도현과 김건우는 각각 2021년과 2022년에 롤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바 있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