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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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의 PD-(L)1 타깃 항암제 티쎈트릭 피하주사(SC) 제형이 미국에서 폐암, 간암, 피부암 등 기존 승인된 모든 질환을 대상으로 허가받았다. 지난 1월 유럽연합(EU)에서 SC 제형을 허가받은 뒤 8개월 만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2일(현지시간) 비소세포폐암(NSCLC), 소세포폐암(SCLC), 간세포암(HCC), 포상연부육종(ASPS)을 포함한 모든 성인 적응증에 대한 피하주사(SC) 제형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티쎈트릭은 시판 중인 PD-(L)1 억제제 중 가장 SC 제형 전환 속도가 빠르다. SC 제형 변경 선두기업인 미국 할로자임 테라퓨틱스의 기술이 적용됐다. 지난 임상 2b·3상(IMscin001) 연구에서 기존 IV 제형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371명을 대상으로 두 제형의 효능과 안전성을 비교 평가한 연구다.

당초 로슈는 지난해 미국에서 티쎈트릭 SC 제형 허가를 받아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9월 화학제조품질관리(CMC) 이슈로 FDA가 추가 자료를 요청하게 되면서 출시가 미뤄졌다. 티쎈트릭 SC 제형은 지난해 8월 영국에서 처음으로 승인을 받은 뒤 지금까지 50개국에서 승인됐다.

로슈는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은 투여하는데 30~60분이 걸리는 반면 SC 제형은 7분이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레비 개러웨이 로슈 최고의료책임자(CMO)는 "암 면역요법 피하 투여가 가능해져 암 환자와 의사가 유연한 치료가 가능해졌다"며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또 다른 블록버스터 PD-1 항암제인 미국 머크(MSD) 키트루다와 BMS 옵디보도 SC 제형 허가를 준비하고 있다. BMS는 올해 1월 신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옵디보 IV 제형과 SC 제형을 비교해 비열등성을 입증한 결과를 공개했다. 티쎈트릭 SC 제형과 마찬가지로 할로자임의 기술이 적용돼 있다. 가장 매출이 높은 키트루다의 경우 지난 5월 SC 제형 임상 3상에서 실패했다. MSD는 국내 바이오기업 알테오젠과 독점계약을 맺고 SC 제형 개발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