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후보 TV 토론을 지켜보는 시민들./사진=AP연합뉴스
미국 대선 후보 TV 토론을 지켜보는 시민들./사진=AP연합뉴스
미국 부동산을 담은 국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장지수펀드(ETF)가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하가 기정 사실화되면서 안정적인 투자처에 관심이 쏠린 영향이다.

지난 13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전체 ETF 가운데 ‘TIGER 미국MSCI리츠(합성 H)’의 수익률은 17.96%에 달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종목으로 금리 인하를 앞두고 지난달부터 자금 유입이 늘고 있다. 순자산총액은 1547억원에 이른다. 다우존스 미국 부동산지수를 기초지수로 추종하는 ‘ACE 미국다우존스리츠(합성H)’와 미국 증시에 상장된 부동산 기업에 투자하는 ‘KODEX 미국부동산리츠(H)’도 16% 넘는 수익률을 보였다. 싱가포르 거래소 상장 우량 리츠 종목들로 구성된 ‘ACE 싱가포르리츠’도 15.02%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싱가포르는 정부 주도로 대규모 출자하는 앵커(스폰서) 리츠가 발달된 국가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6.51%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오름세를 그린 셈이다.

리츠는 여러 투자자에게서 모은 자금을 백화점, 오피스 빌딩 등 부동산에 투자한 뒤 임대료나 매각 차익을 주는 상품이다. 통상 금리가 하락하면 대출 부담이 줄어들어 수익성이 개선된다. 하반기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해외 리츠가 투자 대안으로 떠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종목이 매월 수익을 받는 ‘월배당’ 리츠 ETF란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증권가에선 미국 대선 불확실성에도 리츠 ETF는 흔들림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측 후보 어느 누구가 당선되더라도 영향이 적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28%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실효세율은 경기소비재, 유틸리티, 산업, 금융 등으로 부동산 분야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 대선주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인세율 추가 인하하겠다는 기조를 갖고 있다. 리츠 ETF는 금리인하, 미 대선 정국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가능하다는 조언이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법인세율 상승시 경기 민감 업종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리츠 시장은 아직 고점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다만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지표들이 나올 수 있어 재무구조가 우량한 대형 리츠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