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신지로 전 일본 환경상. / 사진=연합뉴스
고이즈미 신지로 전 일본 환경상. / 사진=연합뉴스
일본의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 중 한 명이자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최근 가정사를 공개했다.

13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전날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후보 소견 발표를 하던 중 올해 처음으로 생모를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부모님이 어렸을 때 이혼했는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이혼 사실을 몰랐고 어머니인 줄 알았던 사람이 사실은 고모(고이즈미 전 총리의 친누나)였다"고 말했다.

이어 "형제는 형(배우인 고이즈미 고타로)뿐인 줄 알았는데 동생이 더 있었다"며 "대학생 때 처음으로 성이 다른 동생과 만났으며 아버지랑 꼭 빼닮아서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모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드러났다. 그는 "나를 낳아준 어머니와 만날 마음은 들지 않았다"며 "만나면 생모 대신 나를 키워준 고모를 배신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전 일본 환경상(맨 왼쪽). / 사진=AP
고이즈미 신지로 전 일본 환경상(맨 왼쪽). / 사진=AP
그러나 결혼을 한 뒤 아이가 태어나고 아버지가 되면서 생각이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19년 방송인인 다키가와 크리스텔과 결혼해 이듬해 장남을 얻었다.

그는 "올해 처음으로 엄마를 만났으며, 자세하게는 말하지 않겠지만 만나서 좋았다. 43년 동안 (생모와) 만나지 않았고 성도 다르지만, 그래도 가족은 가족"이라며 "나는 그런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관용적이고 포용력 있는 보수정당 자민당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산케이신문은 "그(고이즈미 전 환경상)가 공개석상에서 신상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평가했다.

1981년생인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현재 일본 총리에 입후보한 9명 가운데 가장 젊고 준수한 외모로 대중적인 인기가 높다. 증조부를 시작으로 4대째 이어진 세습 정치가로, 총리 출신 부친의 든든한 후광을 입어 2009년 중의원(하원)에 처음 입성했다. 현재 5선 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그는 총리 적합 후보를 묻는 여론 조사에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과 함께 20%대 지지율로 1, 2위를 다투고 있다. 그가 이번에 총리로 당선되면 44세에 총리가 된 이토 히로부미 기록을 깨고 역대 최연소 총리가 된다.

한편, 국내에선 '펀쿨섹좌'로 유명하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2019년 9월 환경상 취임 직후 참석한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문제는 펀(Fun)하고 쿨(Cool)하고 섹시(Sexy)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