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bp 49%/25bp 51%…WSJ 예고 또 나온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9월 13일 금요일>

어제 '미 중앙은행(Fed)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의 기사가 나온 뒤 다음주 50bp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커졌습니다. 그런 희망이 13일(미 동부시간) 주가 상승, 금리 하락, 달러 하락을 이끌었습니다. S&P500 지수는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고요. 금값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습니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연착륙으로 향하고 있는 만큼 골드만삭스 등 월가 다수는 여전히 25bp 인하를 예상합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을 며칠 앞두고 최근 몇 년간 이렇게 예측이 엇갈렸던 적이 없으므로 Fed가 WSJ 등 언론을 통해 가이던스를 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Fed는 통상 통화정책 결정이 금융시장에 파문을 일으키는 걸 원하지 않으니까요. 과연 그런 기사가 나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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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 30분에 8월 수입물가가 발표됐습니다.
▶수입물가(전월 대비) : 8월 -0.3% (예상 -0.2%, 7월 0.1%)
▶석유 제외 수입물가(전월 대비) : 8월 -0.1% (예상 0.2%, 7월 0.1%)
▶수입물가(전년 대비) : 8월 0.8% (예상 0.9%, 7월 1.6%)

수입물가는 7월보다 큰 폭 둔화했고, 예상도 밑돌았습니다. 변동성이 큰 원유를 제외한 수입가격도 -0.1%로 역시 7월, 예상치를 하회했습니다. 디플레이션이 에너지 뿐 아니라 광범위했다는 얘기입니다. 글로벌 매크로는 "중국으로부터 수입물가가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디플레이션을 나타냈다. 이는 앞으로 생산자물가(PPI)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수입가격은 Fed의 물가 벤치마크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계산에 들어가는 요소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수입물가, 석유 제외 수입물가 모두 8월에 예상보다 낮아졌다. 이에 따라 우리는 8월 근원 PCE 물가 추정치를 1bp 낮춰 0.16%로 하향 조정한다. 헤드라인 PCE 추정치는 0.12%로 변동이 없으며 이는 전년 대비로는 각각 2.69%와 2.25%를 나타낸다"라고 밝혔습니다.

소파이의 리즈 영 전략가는 "수입물가 등 최신 인플레이션 보고서에 따르면, 8월 근원 PCE는 0.15~0.16%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수준의 물가가 이어진다면 연말 근원 PCE 물가는 Fed가 지난 6월 경제전망(SEP)에서 제시한 것보다 약 20~40bp 낮은 2.4~2.6% 사이에서 연말을 마감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이는 또다시 다음주 50bp 인하 기대를 높였습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 Fed워치 시장에서는 50bp 인하에 대한 베팅이 49%까지 높아졌습니다. 25bp 인하 확률 51%와 팽팽해진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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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티미라오스 기자가 'Fed의 금리 인하 딜레마 : 크게 시작할 것인가, 작게 시작할 것인가?'(The Fed’s Rate-Cut Dilemma: Start Big or Small?)라는 제목의 기사를 쓰기 전에는 50bp 인하 베팅이 15%에 그쳤었습니다. 티미라오스 기자는 "다음주 Fed가 금리를 인하하리라는 것은 거의 확정된 사실이다. 하지만 얼마나 인하할지는 여전히 아슬아슬한 상황(close call)이다"라고 썼죠.

사실 파이낸셜 타임스(FT)에서도 어제 "Fed가 얼마나 공격적으로 금리를 낮춰야 할지 결정에 대해 여전히 고심하고 있다"라는 기사를 썼었습니다. WSJ 기사와 비슷한 내용이었습니다.

또 빌 더들리 전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밤새 싱가포르에선 열린 한 포럼에서 "50bp 인하에 관한 강력한 사례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보다 200bp 이상 높은 상황에서 '질문은 왜 그냥 50bp로 시작하지 않는가'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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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Fed 위원들은 FOMC를 앞두고 블랙아웃(침묵) 기간에 들어가 있습니다. 시장이 25bp 인하를 예상하는 상황에서 50bp를 내리려면 미리 시장에 알려주는 게 좋습니다. 과거 티미라오스 기자는 그런 메신저 역할을 몇 차례 맡았었죠.

도이치뱅크의 짐 리드 전략가는 "이는 2022년 6월 FOMC 회의 이전에 일어났던 일과 흡사하다. 당시 시장은 Fed가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간 상황에서 50bp 인상을 예상했지만, 티미라오스 기자가 '75bp의 더 큰 인상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썼고, 실제 Fed는 75bp를 인상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WSJ과 FT 기사로 인해 어제 트레이더들은 50bp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Fed 금리 인하 관측을 재평가했다. 시장 예상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이번 FOMC는 금리 결정에 대한 심각한 불확실성이 있는 몇 년 만에 첫 회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월가 금융사 중 공식적으로 50bp 인하를 예상하는 곳은 JP모건이 거의 유일합니다. 시티, 웰스파고는 8월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뒤 25bp 인하로 돌아섰지요. JP모건은 "우리는 더 큰 움직임에 대한 강력한 가능성을 계속 보고 있으며, WSJ 기사에 따르면 Fed는 여전히 9월 인하 규모를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Fed의 초점이 노동 시장의 약세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다음주에 해야 할 일이 분명하다고 믿는다. 변화하는 위험의 균형을 조정하기 위해 금리를 50bp 낮추는 것이다. FOMC가 그렇지 할지는 덜 명확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올바른' 일을 하고 50bp를 내릴 것이란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KPMG의 다이언 스웽크 이코노미스트는 "50bp 인하가 논의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7월 회의록을 보면 몇몇 참석자가 이미 25bp 인하를 주장했고 이번 회의는 그런 연장선 상에 있다. 그리고 7월 FOMC 이후 고용은 확실히 더 약해졌다"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7월 FOMC 회의록에는 "몇몇 참석자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25bp 낮추는 게 타당하거나 그런 결정을 지지할 수 있었다고 봤다"(several observed...a plausible case for reducing the target range 25 basis points at this meeting or that they could have supported such a decision)라는 문장이 있었죠. 그리고 그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는 완화되었고 일자리 전망에 대한 불안이 증가했습니다. 지난 8월 23일 제롬 파월 의장은 "정책을 조정할 때가 왔고, 진행 방향은 명확하다"라고 선언했습니다. Fed의 베이지북은 지난 8주 동안 12개 지역 연은 담당 지역 중 9개에서 생산이 평평하거나 감소했다고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최근인 8월 고용보고서는 우려했던 만큼 약하지 않았고, 8월 근원 소비자물가(CPI)는 한 달 만에 0.3% 올라 기대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많은 월가 금융사는 25bp가 가장 가능성 있는 결과로 여전히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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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는 "티미라오스 기자의 기사에도 불구하고 Fed는 여전히 25bp를 인하할 것 같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얀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18일 금리 인하의 규모가 점진적일 것이란 우리 확신은 최신 경제 데이터와 블랙아웃 기간 전의 Fed 인사들의 발언에 따라 더 커졌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이 이렇게 주장하는 건 미국 경제가 여전히 연착륙을 앞두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50bp씩 내릴 시급성이 없다는 것이죠. 골드만은 향후 12개월 동안 경기 침체 가능성을 20%로 봅니다. 하치우스는 "지난 8월 고용은 기대에 약간 못 미쳤지만, 전달 대비 회복세를 보였고 실업률은 4.2%로 소폭 하락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 개인 소비 등 다른 대부분 경제 지표는 견고했다. 골드만삭스의 3분기 GDP 추정치는 2.5%로 유지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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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아메리카도 25bp 인하를 예상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Fed는 다음주 역사상 가장 긴 인상 주기를 끝낼 것으로 널리 예상된다. 우리는 Fed가 25bp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5.25~5.5%의 정점에서 오랜 기간 금리를 유지한 이후다. 시장은 여전히 다음주 50bp 인하의 상당한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이번 주 데이터는 25bp 예상에 대해 안심할 수 있게 해줬다. FOMC의 주요 메시지는 하방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신중한 낙관주의가 될 것이다. 우리는 Fed가 데이터 의존성을 강조하고, 향후 회의에서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남겨둘 것으로 생각한다. 파월 의장은 하방 리스크를 인지하면서도 연착륙 기반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적었습니다.

ING는 "우리는 50bp 인하를 선호했지만, 최근 고용과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FOMC 위원들이 25bp 인하에 찬성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들이 25bp를 선택한다면, 파월 의장은 기자 회견에서 비교적 비둘기파적 입장을 취할 것이고, 데이터가 악화할 경우 더 큰 움직임에 대한 문을 열어둘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Fed워치 시장의 베팅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첫 인하가 50bp로 시작할지 25bp로 시작할지는 아직 안개 속입니다. 이는 Fed에게 불편할 수 있습니다. 더들리 전 뉴욕 연은 총재는 "이 정도 수준의 불확실성을 안고 FOMC 회의에 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보통 Fed는 시장을 놀라게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FOMC 결정이 나오기 전에 Fed가 언론을 통해 확실한 메시지를 줄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에버코어 ISI는 "WSJ과 FT 기사를 읽어보면 Fed가 25bp와 50bp 사이에서 어려운 결정을 직면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티미라오스의 기사가 Fed 지도부가 의도적으로 흘린 것으로 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소한 WSJ, FT 등의 기자들이 25bp 인하가 확정됐다고 안내받고 있지 않다는 점은 확실하다. 우리는 50bp 인하가 연착륙과 시장 위험을 줄이는 데 적절한 조치라고 강하게 믿는다. 25bp 인하는 문제가 될 수 있다. 11월 회의까지 7주 동안 Fed와 시장, 경제가 나쁜 거시경제 데이터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Fed가 실제 25bp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하지만 50bp 인하에 대한 실질적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일요일이나 월요일까지 WSJ 등 매체들이 25bp로 다시 회귀할지 아니면 50대 50 가능성을 제시할지 주목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오전 9시 30분 0.1% 수준의 소폭 오름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오전 10시 미시간대 9월 소비자심리지수(예비치)가 나온 뒤 상승폭은 더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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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는 8월 67.9에서 9월 69로 상승했습니다.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데요. 예상(68.5)도 넘었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하락으로 지출에 대한 전망이 개선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가 품목과 새집을 구매하려는 소비자의 욕구가 증가했습니다. 54%가 내년에 이자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1980년의 최고치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단기(1년) 인플레이션 기대는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8월 2.8%에서 9월 2.7%로 낮아졌습니다. 2020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것입니다. 장기(5년) 인플레이션 예측치는 8월 3.0%에서 9월 3.1%로 소폭 상승했습니다. 미시간대의 조애너 수 교수는 "소비자들은 이달 내구재, 자동차, 주택의 높은 가격과 개인 재정에 대한 우려를 덜 표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내년 실업률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소비자는 8월 37%에서 9월 39%로 증가했습니다.16개월 만에 최고입니다. 또 대선은 불확실성에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민주당 지지자로 밝힌 응답자의 심리는 7월 83.0에서 9월 92.6으로 상승했지만, 공화당 또는 무소속으로 밝힌 응답자의 심리는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RSM은 "소비자 심리는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반등했는데, 이는 인플레이션과 지출 전망이 개선되었기 때문에 고무적이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남은 기간 지출이 계속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믿으며, 다음주 발표되는 8월 소매판매도 탄탄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웰스파고는 "소비자 심리는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상승했다. 그러나 대선 불확실성과 둔화하는 노동 시장이 낙관론을 가로막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예전만큼 큰 문제는 아니지만, 높은 가격은 여전히 소비자에게 도전 과제"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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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꾸준히 오름폭을 유지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0.72% 상승했고, S&P500지수는 0.54%, 나스닥은 0.65% 오른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경제에 민감한 소형주로 이뤄진 러셀 2000지수는 2.5%나 올랐습니다. 이번 주로 따지면 S&P500 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4%와 5.9%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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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랠리는 광범위했습니다. 11개 업종이 모두 오르는 등 경기 방어주와 성장주 모두에서 상승세가 나타났습니다. 유틸리티가 1.41% 뛰었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1.02% 상승했습니다. 헬스케어(0.19%), 금융(0.34%)가 덜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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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bp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뉴욕 채권시장에서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오후 5시께 국채 2년물 수익률은 6.1bp 내린 3.587%, 10년물은 2.3bp 하락한 3.657%를 기록했습니다. 52주 최저 수준입니다. 수익률 곡선은 이제 완전히 정상화됐는데, 이는 모두 예상되는 금리 인하를 반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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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완화를 앞두고 금값은 0.99% 오른 온스당 2606.2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사상 최고치입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시나리오 분석을 보면 200bp 이상 금리 인하가 있으면 금은 온스당 3000달러에 거래될 수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도 Fed의 완화와 중국 등 신흥시장 중앙은행의 금 매수로 인해 금 가격이 내년 초까지 27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또 미국이 다른 나라에 새로운 금융 제재를 가하거나, 미국의 부채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금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봅니다. 어제 미국의 8월 재정적자는 3800억 달러로 월간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미국은 국채 이자로만 올해 1조 달러 이상을 지출해야 할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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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bp 인하 베팅이 증가하자 달러는 약세(-0.25%)를 보였습니다. 반면 엔화는 급등세를 이어갔습니다. 엔·달러 환율은 0.69% 내린 140.82엔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8월 초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촉발했던 수준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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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경제 데이터로는 △8월 소매판매(17일) △산업생산(17일) △기존주택 판매(19일) 등이 나옵니다. 일부에서는 성장 데이터인 소매판매가 FOMC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FOMC 첫날 아침에 발표되죠. UBS는 "이번주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Fed가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수 있을 만큼은 좋았지만, 공격적 인하에 나설 이유는 제공하지는 않는다. 17일 발표될 소매판매 및 산업생산 데이터는 Fed 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으며, 약한 데이터는 50bp 인하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월가는 7월 1%나 증가했던 소매판매가 8월 -0.2%로 크게 둔화할 것으로 추정합니다. 자동차 판매가 8월에 감소한 탓입니다. 다만 자동차를 제외하면 여전히 0.2%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FOMC는 17~18일 열립니다. 얼마나 금리를 내릴지도 관건이지만, 월가 관심은 점도표에 쏠려 있습니다. 이번에 25bp를 내린다면 다음에라도 50bp를 내릴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Fed 위원들이 점도표에서 그런 전망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시장에선 실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점도표에서 Fed 위원들은 올해 단 한 차례 금리 인하(중간점 5.125%)만을 제시해 시장에 충격을 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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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는 시장 컨센서스(1년 내로 200bp 이상 인하)보다 보수적인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으로 향하는 만큼 빠르고 큰 인하는 없을 것이란 것이죠. 골드만삭스는 "우리는 2024년 남은 FOMC 회의에서 각각 25bp씩 3차례의 금리 인하를 계속 예상한다. 내년에는 분기별로 1회씩 내리고, 2026년 1분기 한 차례 더 내려서 2026년 초까지 모두 200bp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최종금리를 3.25~3.5%로 보는 것이죠. 올해 75bp+내년 100bp를 예상하는 것입니다.

JP모건은 공격적인 예상을 내놓았습니다. JP모건은 "점도표에서 올해 중간점이 현재 금리 설정인 5.375%보다 100bp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 (9월 50bp 인하에 이어) 올해 마지막 두 회의에서 25bp 인하를 두 번 더 제시하는 것이다. 우리는 내년 중간점은 추가로 150bp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며 2026년, 2027년 중간점은 장기 중립금리인 2.75~3.0% 근처에 머물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은 "Fed가 소심한 접근 방식을 취해 다음주 25bp만 내린다면 올해 중간값은 아마도 75bp 완화만을 보여줄 것이다. 25bp를 깎는다면, 파월 의장은 노동 시장에 둔화의 추가 징후가 있을 때마다 즉시 속도를 높일 준비가 되어 있음을 밝힐 것으로 예상한다. 50bp를 내린다면 파월 의장은 연착륙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낙관적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웰스파고는 딱 중간 정도입니다. 웰스파고는 "9월 점도표에서 2024년 말 중간점은 4.625%를 가리킬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다음주 25bp 인하 뒤 해 두 차례 25bp 추가 인하가 있을 것을 의미한다. 점의 분산은 넓을 가능성이 크다. 4.125%만큼 낮은 점이 하나 이상 있고 높게는 5.125%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2025년 말 중간점은 3.375%(6월 4.125%)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내년에 125bp의 추가 인하가 있을 것을 의미한다"라고 내다봤습니다.

Fed가 금리를 내리면 주식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요? 통상은 첫 번째 금리 인하 이후 증시는 긍정적입니다. 향후 12개월을 따지면 1974년에는 33.5% 올랐고요. 대부분은 10% 이상 상승합니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발생했을 경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2001년에는 13% 급락했고, 2007년에는 17.6%나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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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뱅크는 S&P500 지수 연말 전망치를 5500에서 5750으로 높였습니다. 자사주 매수 증가, 강력한 기업 이익, 강력한 위험 감수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빙키 차다 전략가는 "우리는 S&P500 기업의 이익 증가율이 경기 침체를 제외한 일반적 성장률에 부합해 낮은 두 자릿수에서 계속해서 강력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디스인플레이션이 잘 진행되었기 때문에 Fed가 금리를 인하하는 한 아마도 주식 시장에 매우 긍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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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골드만삭스는 5600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연착륙과 금리 인하에 따른 기대가 이미 주가에 많이 반영됐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골드만삭스의 토니 파스쿼릴로 글로벌 헤지펀드 헤드는 '더 마켓츠' 팟캐스트에서 "미국의 성장은 앞으로도 2~2.5% 범위에 있을 것이다. Fed는 200bp의 인하를 단행할 것이며, 기업 이익 성장도 계속될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8%, 내년 6% 성장을 예상한다. 이는 위험을 감수하기에 충분한 토대를 제공한다. 이런 상황에서 약세장이 나타날 요인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현 상황에서 S&P500 지수는 주가수익비율(P/E) 22~23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역사적 밸류에이션의 95번째 백분위에 해당한다. 높은 멀티플을 극복할 수 없다는 게 아니지만 다소 부담스러운 시작점이다. 또 그동안 AI 내러티브가 시장에서 큰 역할을 했지만, 이제 그 논의는 이전보다 양면적으로 나뉘고 있다. 여전히 많은 투자자가 AI에 믿음을 갖고 있지만, 이제는 투자수익률(ROI)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AI 도입 과정은 투자→실험→현장 배치→수확(invest, experiment, deploy, harvest)의 순서로 이뤄진다. 대부분 기업은 아직 실험 단계에 있으며, 본격 도입은 내년에 이루어질 것이고 수확은 그 이후 나타날 것이다. 시장은 수확 시점을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그곳에 이르지 않았다. 그래서 앞으로의 주가 상승은 빠르게 이루어지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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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다음주부터는 계절적으로 연중 최악의 2주가 시작됩니다. 1928년 이후 9월의 마지막 11일 중 10일은 마이너스 수익률(중간값)을 나타냅니다. 골드만삭스에서 자금 흐름을 담당하는 스콧 럽너 매니징 디렉터는 "전통적으로 9월 약세는 증시로의 자금 흐름이 원인"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은 증시에서 가장 큰 매수자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식을 사고팔 수 없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간다. 올해는 13일부터 약 2주간 기업의 자사주 매입 수요가 3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기관 투자자들은 분기 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나선다. 통상 연기금은 이 시기에 자산 대비 미래 부채에 대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주식 위험을 줄이고 투자등급 회사채로 이동하는 모습이 지속해서 목격됐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올해 또 다른 요인은 11월 대선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이다. 올해를 과거 6번의 선거와 비교하면 훨씬 더 큰 레버리지가 걸려 있다. 선거 전 주식에 매수 포지션을 잡았다가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예를 들어 미실현 자본 이익에 대한 세금 부과와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50bp 49%/25bp 51%…WSJ 예고 또 나온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이번 주 S&P500 지수는 4% 반등했는데 과거 9월에는 거의 없었던 일입니다. 연착륙이 분명해진다면 주가가 더 상승할 수 있습니다. 이번 주 CPI, PPI 등을 보면 서비스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근원 물가가 강했는데요. 이렇게 물가가 버티는 이유도 소비, 성장이 이어지기 때문이라는 일부 분석도 나옵니다. 유명 투자자인 마크 미네르비니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약간 높게 나타나면서 50bp 인하 가능성은 작아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 시장은 경기 침체를 피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과도한 둔화가 없는 것을 선호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완고하지만 완만하게 둔화하는 인플레이션"은 사실 고무적이다. 아마도 Fed가 줄타기하면서 우리를 경기 침체로 몰아넣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지속적 강세장의 핵심은 온건하고 안정적인 성장, 즉 골디락스 경제"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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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기업 어닝으로는 19일 페덱스를 지켜봐야 합니다. 약간 불안한 점은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3분기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의 증가율을 조금씩 하향 조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3분기 EPS가 4.9%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1주일 전 5%에서 하락한 수치이며 지난 6월 30일의 약 8%보다 훨씬 낮아진 것입니다. 다만 이는 엑손모빌, 보잉 등 일부 기업에서 EPS 예측치가 크게 낮아진 영향이 큽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