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출신 바트 반 그늑튼이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공개한 '낙서 테러' 흔적. 사진=바트 반 그늑튼 인스타그램 갈무리
네덜란드 출신 바트 반 그늑튼이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공개한 '낙서 테러' 흔적. 사진=바트 반 그늑튼 인스타그램 갈무리
서울 법정동 467곳을 모두 돌아보고 소개하겠다고 나선 한 네덜란드 청년의 전시회가 낙서 테러로 훼손됐다.

유튜브 채널 '아이고바트(iGoBart)'를 운영하는 바트 반 그늑튼(31)은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몇 명의 미친 사람들이 제 지도를 파손했다"며 "이런 짓을 저질렀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알렸다.

그는 서울 467개동을 모두 찾아 직접 소개하겠다는 취지의 '웰컴 투 마이 동' 콘텐츠를 유튜브에 공개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467곳 중 91곳을 방문했다.
바트 반 그늑튼이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공개한 작업 모습. 사진=바트 반 그늑튼 인스타그램 갈무리
바트 반 그늑튼이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공개한 작업 모습. 사진=바트 반 그늑튼 인스타그램 갈무리
그늑튼은 서울 성수동에서 지난 9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자신이 방문했던 동네를 다양한 색으로 칠한 서울 지도를 전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늑튼의 작품에 낙서 테러가 벌어지면서 전시회는 막을 내리게 됐다. 작품 위엔 "오빠 사랑해"와 같은 문구가 곳곳에 적혀져 있다.

그늑튼은 이날 "CCTV를 뒤지고 있지만 저는 정말 아무것도 할 힘이 없다"며 "저는 이 지도에 피땀과 눈물을 흘리고 돈을 투자했는데 누군가가 이렇게 지도를 망가뜨리다니 충격"이라고 했다.

이어 "이 메시지를 읽으셨다면 자수하라"며 "당신은 팬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는 오늘이 이 전시회의 마지막 날이라고 결정했다"며 "저 없이 더 이상 지도가 안전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오늘 저는 갤러리에 있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바트 반 그늑튼이 서울 성수동에서 열리는 자신의 전시회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바트 반 그늑튼 인스타그램 갈무리
바트 반 그늑튼이 서울 성수동에서 열리는 자신의 전시회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바트 반 그늑튼 인스타그램 갈무리
그늑튼은 한국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의 영상을 브이로크 형태로 소개해 왔다.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생소한 서울 동네 곳곳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전달하면서 22만명에 이르는 유튜브 구독자를 확보하게 됐다.

그늑튼은 네덜란드뿐 아니라 미국 등 전 세계 한국전쟁 참전 용사 20여명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2019년 참전 용사 인터뷰를 진행했던 시기에 한국인 아내와 결혼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