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문 아이엠비디엑스 팀장
정성문 아이엠비디엑스 팀장
"진단 기술을 개선해 8개 암종에 대해 시퀀싱 양을 줄였지만 비슷한 성능을 확인했다. 앞으로 12개, 20개 암종으로 확대해나갈 때 적은 비용으로 이전과 비슷한 성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성문 아이엠비디엑스 조기진단팀장은 1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4)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ESMO에서 아이엠비디엑스는 대장·위·간·췌장·폐·유방·난소·전립선암 등 8개에 대한 조기진단 서비스 '캔서파인드' 성능을 공개했다.

암 검체 938건과 암이 아닌 검체 357건을 분석했더니 민감도(양성을 양성으로 진단하는 비율)는 87.7%로 조사됐다. 특이도(음성을 음성으로 진단하는 비율)는 96.1%, 암 발병위기 예측 정확도는 84.1%로 나타났다.

암종별 민감도를 보면 대장암 100%, 간암 90.9%, 위암 39.5%, 폐암 89.7%, 유방암 92.1%, 난소암 84.7%, 췌장암 80.6%, 전립선암 75.8%였다. 연구 결과에 대해 정 팀장은 "세계적인 선두그룹으로 꼽히는 그레일은 암종이 더 많긴 하지만 상용화 제품의 민감도가 50% 정도"라며 "가던트헬스는 대장암 단일 암종으로 쉴드 품목허가를 받았는데 다중암 진단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특이도는 96.1%로 그레일 99.5%보다 낮다. 정 팀장은 "특이도는 정상인 데이터를 많이 확보해야 성능을 높일 수 있다"며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성능을 높인 그레일처럼 정상인을 확보해 특이도도 더욱 높여나갈 것"이라고 했다.

암종 중 위암 민감도가 다소 낮은 데 대해 그는 "장기 조직에서 혈액으로 떨어져 나간 것을 분석하는 데 혈관과 가까이 있는 장기는 상대적으로 잘 흘러나오지만 깊숙히 있는 장기는 잘 나오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며 "이번 연구에 위암은 4기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발표의 의미에 대해 정 팀장은 췌장암과 난소암에서 조기진단 툴을 갖추게 된 것을 꼽았다. 그는 "위암, 간암, 폐암, 유방암 등은 스크리닝을 많이 하고 있지만 췌장암 난소암 등은 스크리닝 도구가 많지 않았다"며 "난소암과 췌장암에서 80%를 넘는 민감도를 확인한 게 고무적"이라고 했다.

앞으로도 스크리닝 도구가 없는 다양한 암종으로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비용을 줄여 환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결과를 낸 것도 의미있다고 평가했다.

정 팀장은 "8개 암으로 한국인 암 발병의 70% 정도 커버할 수 있다"며 "13% 정도 차지하는 갑상선암을 제외한 다른 암종으로 범위를 넓혀 한국인 암 발병의 90% 정도까지 커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번 ESMO는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후속 협력 등을 위한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보유한 데이터가 한국인 검체이기 때문에 분석 인종이 제한적"이라며 "인종을 확대해 다른 인종에도 잘 작동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 협력 연구 기회를 얻길 바란다"고 했다.

바르셀로나=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4년 9월 15일 20시 56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