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의 한 여성 종합격투기(MMA) 선수가 귀가하던 중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을 물리적으로 제압하지 않고 경찰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 여성 종합격투기 선수 쉬(23)는 상하이 징안 지역을 걷고 있었고, 저우(23)라는 남성이 그의 뒤를 따랐다.

이 남성은 쉬에게 연락처를 묻더니 갑자기 쉬의 목을 감싸고 강제로 키스하려고 했다. 쉬는 다행히 강제 키스를 피했지만, 바닥에 쓰러졌고 그제야 이 남성이 칼을 들고 있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상하이 경찰은 웨이보를 통해 이 남성이 쉬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금했다고 밝혔다. 중국 법에 따르면 이러한 행위는 최대 징역 5년 형에 처할 수 있다. 쉬는 당시 자신이 이 남성을 공격할 경우 그가 크게 다칠까 봐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쉬는 "나는 프로 종합격투기 선수이기 때문에 내 펀치는 일반 사람보다 훨씬 강하다"라며 "그를 주먹으로 쳤을 때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까 봐 두려웠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남자가 구금되지 않으면 더 많은 여성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며 "그가 처벌받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쉬는 사건이 알려진 뒤 남성과 직접 맞서 싸우지 않은 것에 대해 현지인들의 비난을 받았다. 한 네티즌은 "당신은 종합격투기 훈련받았는데 왜 악마를 물리치는 데 그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당신이 그를 공격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당신이 싸움에서 그를 이길 수 없었다는 뜻이 아니겠냐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중국 유도 국가대표 출신의 쉬는 은퇴 후 지난 4년간 종합격투기를 해왔다. 그는 "폭력 수단으로서가 아닌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종합격투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여성들도) 폭행당했을 때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자신감을 얻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격투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쏟아지는 비판 속에서도 일부 네티즌의 찬사를 받고 있다. "나는 당신을 지지한다. 당신은 상황을 잘 해결했다", "다른 사람들의 비판은 신경 쓰지 말아라. 응원한다" 등의 반응도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