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미래는…" '반도체 저승사자' 무서운 경고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가를 54% 낮췄다. 투자 의견도 한꺼번에 두 단계 하향했다. 사실상 SK하이닉스에 대한 매도 보고서다. 지난 8월 말 '반도체 업황의 피크(고점)을 준비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한 지 한 달여 만이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지난 15일 '겨울이 곧 닥친다(Winter looms-Double downgrade to UW)'라는 제목으로 SK하이닉스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낮췄다. 투자 의견은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비중 축소(underweight)'로 하향했다.

모건스탠리는 "D램 반도체 시장의 실적 증가율 고점은 올 4분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분기까지는 D램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메모리 반도체 시장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곧 나빠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부터 업황이 꺾이기 시작해 2026년까지 과잉 공급 상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한국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 주목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0~3개월 선행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7월 한국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4월(56.1%)과 5월(54.4%) 6월(50.9%) 등에 비해 감소한 수치다. 8월 1~20일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43%를 기록했다.

모바일이나 PC D램 수요가 생각처럼 강하지 않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과잉 공급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도 했다.

'AI 고점론'이 대두되기 전까지는 반도체 기업이 HBM 제품 생산에 집중하느라 D램 생산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HBM 투자 확대→D램 공급 제한→D램 제품 가격 상승'이라는 논리에 대해 모건스탠리는 "단지 가능성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AI 관련 HBM 수요가 강력하긴 하지만 내년 서버용 D램이나 HBM의 전반적인 수요나 공급 상황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와함께 대만 D램 제조업체인 윈본드에 대한 투자의견도 '비중 유지'에서 '비중 축소'로 하향했다. 난야테크에 대한 투자 의견도 '비중 축소'로 유지했다.

모건스탠리는 증권업계에서 '반도체 저승사자'로 통한다. 지난 2021년 '반도체 시장에 겨울이 온다(Memory, winter is coming)'라는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업황 다운사이클(장기 하락추세)을 예측한 바 있다. 보고서 발간 직후 SK하이닉스 주가는 약 20% 가까이 하락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