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이 일제히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며 본격적인 ‘글로벌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됐다. 영국은행(BOE)과 유럽중앙은행(ECB)에 이어 미국 중앙은행(Fed)마저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동참하면서 ‘긴축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금리 인하 행렬에 속도가 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Fed는 18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그간 이어온 물가와의 전쟁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고강도 통화 긴축에 나선 지 2년6개월 만에 피벗에 들어가면서다. Fed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완화한 반면 고용시장은 빠르게 냉각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Fed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3월 긴급하게 금리를 낮춘 뒤 2022년 3월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세계 주요국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잦아들자 물가 급등 우려에서 벗어나 점차 고용시장 회복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본격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선 배경이기도 하다. BOE는 지난달 초 금리를 연 5%로 0.25%포인트 내려 코로나19 팬데믹 후 처음으로 금리 방향을 바꿨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올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며 서방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금리를 인하했다.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을 주도한 미국이 ‘돈 풀기’에 나서면서 주요 경제대국의 통화정책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 들어 스위스와 스웨덴이 이미 정책 금리를 낮췄다”며 “미국의 피벗은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 숨통을 틔워주는 효과를 낸다”고 진단했다. 이어 “캐나다와 뉴질랜드뿐 아니라 중국까지 세계적인 통화정책 완화 흐름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