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사진=AFP
미국 중앙은행(Fed)이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린 연 4.75~5.00%로 정하면서 국내 증시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 Fed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국내외 기술주(株)에 모멘텀(상승동력)을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경기침체 가능성에 시장이 얼마나 예민하게 반응하느냐에 달렸다고 관측했다.

1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5% 오른 2594.67로 장을 시작했다. 코스닥지수도 0.71% 뛰어오르며 출발했다. 다만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에도 2%대 하락한 엔비디아 영향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장 초반 각각 0.78%와 5.96%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외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일제히 오름세다.

미 Fed는 이날 새벽 FOMC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린 연 4.75~5.00%로 결정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Fed가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대응을 위해 낮춘 2020년 3월 이후 4년 반만이다. 이날 기준금리 인하로 한국(연 3.50%)과 금리 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최대 2%포인트에서 1.50%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제롬 파월 미 Fed 의장은 성명문에서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리스크가 대략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자리 증가세는 둔화됐고 실업률은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중 책무(dual mandate)의 양쪽 측면에 대한 위험에 주의를 기울여 최대 고용을 지원하고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강력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Fed는 이날 함께 공개한 경제전망 점도표(Fed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낸 도표)에서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4.4%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사실상 연내 추가 금리 인하를 예고한 셈이다. Fed는 올해 11월과 12월 총 두 차례 회의를 더 갖는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이번 조치로 유동성이 완화되면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다시 활기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완만한 금융정책으로 미국 주식시장에서 기술주 모멘텀이 회복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다"며 "최근 달러화 추가 약세 압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빅컷'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여타 주요국 간 금리 차이(스프레드) 수준은 달러화를 지지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FOMC에서 50bp(bp=0.01%포인트) 인하, 내년까지 인하폭 확대, 그러나 동일한 내년 성장률 전망은 이번 '빅컷'이 정상화 '컷'으로 인식시키기 위한 최상의 조합이었다"며 "이에 더해 미국 주택시장이 견조하다는 지표까지 나오면 향후 '허니문' 모멘텀도 가세해 경기침체 우려는 줄어들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날 코스피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향후 방향성은 더 지켜봐야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연말까지 나올 경제지표에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사이클 진입 이후 관건은 현재 경기 상황이 침체로 가느냐, 연착륙으로 가느냐가될 것"이라며 "현재 시점에서는 연착륙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나 경기에 대한 불신, 침체에 대한 공포심리가 남아있는 상황에서는 미국 경기에 대한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도 "국내 휴장 기간 미국 증시 3대 지수가 1% 이하 상승으로 등락이 제한적이었지만 국내 증시는 빅컷 결과를 반영하며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하 단행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보다는 FOMC 내용 해석과 이를 소화하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변동성이 커질 경우 그동안 낙폭이 컸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대응하다는 게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지난 7월 이후 낙폭과대 업종인 반도체, 자동차, 기계, 조선, 소프트웨어, IT하드웨어, 필수소비재를 주목한다"며 "단기적 측면에서는 코스피 2600선 이상에서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다음달 초까지 나타날 저점 매수 타이밍을 잡아보는 게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