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가 사랑하는 감독 미겔 고메스, 부산국제영화제 '특별' 주인공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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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 BIFF에서 주목해야 할 감독 : 미겔 고메스
올해 BIFF에서 주목해야 할 감독 : 미겔 고메스
영화제에서 그해에 가장 의미 있는 작가를 선정해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감독 특별전, 혹은 회고전은 매우 중요한 섹션 중 하나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러한 특별전의 주인공으로 포르투갈의 거장, 미겔 고메스를 선정했다. 이번 특별전이 더더욱 특별한 것은 고메스의 장편 6편 – <네게 마땅한 얼굴>, <친애하는 8월>, <천일야화>, <타부>, <더 트스거오 다이어리>, <그랜드 투어> - 이 모두 상영된다는 사실이다. 한 감독의 전작을 상영하는 것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역사로도, 다른 국제 영화제들의 이력으로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이름이지만 미겔 고메스는 이미 해외 각지의 영화제에서 추앙받는 인물이다. 그의 최근작 <그랜드 투어>(2024)는 시드니국제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초청 상영되었고 올해 칸영화제에서는 감독상을 받은 바 있다. 리스본영화연극학교에서 영화를 전공한 고메스는 영화평론가 출신이다. 그는 2000년 <크리스마스>라는 단편으로 데뷔했다. 이후 그는 꾸준히 단편을 연출해 오다가 2002년 <네게 마땅한 얼굴>로 장편 데뷔한다.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포르투갈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는 아티스트로 부상하게 된다. 그가 4년 후에 연출한 두 번째 장편 <친애하는 8월>은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칸영화제의 감독주간에서 상영되고 상파울루국제영화제, 발디비아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고메스를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평단 역시 열광하는 영화감독으로 인지하게 한 작품이다.
<친애하는 8월>은 고메스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린다. 다큐멘터리와 픽션을 교차하는 이 영화는 고메스의 작가주의적 색채라고 할 수 있는 마법적인 리얼리즘 (magical realism)을 전면에 드러내는 작품이다. 가디언지의 피터 브래드쇼는 “이 매혹적이고 부드럽고 미묘한 코믹 영화가 내 마음을 훔쳤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다음 작품 <타부> (F.W. 무르나우 감독의 <타부>와 동명의 작품이다)는 이전 작품보다 더 큰 호응을 얻었다. 포르투갈의 식민 역사를 서정적인 우화를 통해 보여주는 이 영화는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하며 고메스를 명실공히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감독 중 한명으로 부상시켰다. 영화는 고메스의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지에 배급, 상영되기도 했다. 고메스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타부>는 아마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상영작들 가장 예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고메스는 이 두 작품으로 칸과 베를린이 인정하는 스타 감독으로 인정을 받았다. 칸의 감독주간에 또 한 번 초청된 그의 세 번째 작품 <천일야화> (Arabian Nights)는 천일야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이다. 영화는 무려 383분의 러닝타임을 가진 영화로 3개의 파트 (<천일야화 1부: 불안해하는 자>, <천일야화 2부: 비탄에 빠진 자>, <천일야화 3부: 마법에 걸린 자>)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3개의 이야기를 분리 상영한다. 고메스가 모린 파젠데이로와 함께 코로나 기간 동안 찍은 영화 <더 트스거오 다이어리>는 8월 'August'를 뒤집은 표현이다. 영화는 영화가 만들어지는 21일간의 여정을 시간의 역순으로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처럼) 구성한다. 뉴욕 타임스지는 실험적인 재현 모드가 두드러지는 이 영화에 대해 “학생 프로젝트의 기발함과 대담함, 베테랑의 기술적인 활기를 모두 갖춘 작품”이라고 평했다.
고메스의 가장 최신작이자 그에게 가장 큰 영예를 안겨준 영화 <그랜드 투어>는 1917년, 영국 식민지 시대의 버마 (옛 미얀마)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는 결혼식 전에 신부, 몰리를 두고 도망치는 영국인 공무원, 에드워드와 그를 쫓는 몰리의 여정을 기록하는 일종의 ‘기행’ 영화다. 올해 칸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 곧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와 뉴욕영화제에서까지 상영될 <그랜드 투어>는 한 해 동안 한 영화가 기록할 수 있는 최고 영예를 얻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과연 이번 부산을 찾는 관객들에게는 어떤 반응과 평을 얻어낼지 가장 궁금한 작품이기도 하다. 동시에 전작이 상영되는 만큼 한국의 관객들은 거장, 미겔 고메스를 어떻게 마주할지 매우 기대가 된다. 고메스는 이번 영화제 기간 동안 핸드 프린팅 행사와 마스터 클래스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김효정 영화평론가·아르떼 객원기자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이름이지만 미겔 고메스는 이미 해외 각지의 영화제에서 추앙받는 인물이다. 그의 최근작 <그랜드 투어>(2024)는 시드니국제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초청 상영되었고 올해 칸영화제에서는 감독상을 받은 바 있다. 리스본영화연극학교에서 영화를 전공한 고메스는 영화평론가 출신이다. 그는 2000년 <크리스마스>라는 단편으로 데뷔했다. 이후 그는 꾸준히 단편을 연출해 오다가 2002년 <네게 마땅한 얼굴>로 장편 데뷔한다.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포르투갈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는 아티스트로 부상하게 된다. 그가 4년 후에 연출한 두 번째 장편 <친애하는 8월>은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칸영화제의 감독주간에서 상영되고 상파울루국제영화제, 발디비아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고메스를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평단 역시 열광하는 영화감독으로 인지하게 한 작품이다.
<친애하는 8월>은 고메스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린다. 다큐멘터리와 픽션을 교차하는 이 영화는 고메스의 작가주의적 색채라고 할 수 있는 마법적인 리얼리즘 (magical realism)을 전면에 드러내는 작품이다. 가디언지의 피터 브래드쇼는 “이 매혹적이고 부드럽고 미묘한 코믹 영화가 내 마음을 훔쳤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다음 작품 <타부> (F.W. 무르나우 감독의 <타부>와 동명의 작품이다)는 이전 작품보다 더 큰 호응을 얻었다. 포르투갈의 식민 역사를 서정적인 우화를 통해 보여주는 이 영화는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하며 고메스를 명실공히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감독 중 한명으로 부상시켰다. 영화는 고메스의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지에 배급, 상영되기도 했다. 고메스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타부>는 아마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상영작들 가장 예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고메스는 이 두 작품으로 칸과 베를린이 인정하는 스타 감독으로 인정을 받았다. 칸의 감독주간에 또 한 번 초청된 그의 세 번째 작품 <천일야화> (Arabian Nights)는 천일야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이다. 영화는 무려 383분의 러닝타임을 가진 영화로 3개의 파트 (<천일야화 1부: 불안해하는 자>, <천일야화 2부: 비탄에 빠진 자>, <천일야화 3부: 마법에 걸린 자>)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3개의 이야기를 분리 상영한다. 고메스가 모린 파젠데이로와 함께 코로나 기간 동안 찍은 영화 <더 트스거오 다이어리>는 8월 'August'를 뒤집은 표현이다. 영화는 영화가 만들어지는 21일간의 여정을 시간의 역순으로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처럼) 구성한다. 뉴욕 타임스지는 실험적인 재현 모드가 두드러지는 이 영화에 대해 “학생 프로젝트의 기발함과 대담함, 베테랑의 기술적인 활기를 모두 갖춘 작품”이라고 평했다.
고메스의 가장 최신작이자 그에게 가장 큰 영예를 안겨준 영화 <그랜드 투어>는 1917년, 영국 식민지 시대의 버마 (옛 미얀마)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는 결혼식 전에 신부, 몰리를 두고 도망치는 영국인 공무원, 에드워드와 그를 쫓는 몰리의 여정을 기록하는 일종의 ‘기행’ 영화다. 올해 칸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 곧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와 뉴욕영화제에서까지 상영될 <그랜드 투어>는 한 해 동안 한 영화가 기록할 수 있는 최고 영예를 얻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과연 이번 부산을 찾는 관객들에게는 어떤 반응과 평을 얻어낼지 가장 궁금한 작품이기도 하다. 동시에 전작이 상영되는 만큼 한국의 관객들은 거장, 미겔 고메스를 어떻게 마주할지 매우 기대가 된다. 고메스는 이번 영화제 기간 동안 핸드 프린팅 행사와 마스터 클래스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김효정 영화평론가·아르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