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중산층은 돈이 없다"…명품들 VIP 고객에 '올인' [안혜원의 명품의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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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원의 명품의세계] 61회
상위 2% 고객이 매출 40% 차지
명품들 'VIP 서비스 대첩'
한 사람 위해 집사처럼 응대하거나
아예 매장 열쇠 내주기도
상위 2% 고객이 매출 40% 차지
명품들 'VIP 서비스 대첩'
한 사람 위해 집사처럼 응대하거나
아예 매장 열쇠 내주기도
14세기에 지어진 이탈리아 베네치아 두칼레 궁전 안뜰에서 막스마라의 야외 저녁식사,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 휴양지인 생트로페 별장에서 보내는 생로랑의 미니 휴가, 오스트리아 빈 벨베데레 궁전에서 열린 까르띠에의 가면 무도회, 미국 한 호텔에서 팝가수 마일리 사일러스와 함께 하는 구찌의 칵테일 파티. 모두 올 여름 명품 브랜드들이 우수고객(VIP)를 위해 준비한 이벤트들이다.
명품 브랜드들의 ‘VIP 고객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다. VIP 고객이 명품 매출을 사실상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상위 2% 고객이 전 세계 명품 매출의 40%를 차지한다. 사실상 초고가 명품 브랜드는 질이 대동소이하고 가격 차이도 크지 않기 때문에 최상위 VIP고객 마케팅은 ‘감동’을 주는 것이 관건이다. 소비 양극화의 폭이 갈수록 커져 VIP 고객 발길을 잡는 ‘고객 맞춤 서비스’를 더 확대한다는 게 명품 브랜드들의 공통된 전략이다.
경기 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지만 브랜드 큰손인 VIP 고객의 씀씀이가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컨설팅기업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2022년에 전세계 명품 시장에서 연간 구매액 기준 상위 2%의 고객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했다. 이 같은 추세는 해마다 더욱 심화돼 올해는 상위 고객의 매출 비중이 더욱 커졌을 것으로 베인앤컴퍼니는 추정하고 있다. 국내 시장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지난해 말 신세계 강남점은 국내 최초 연매출 3조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VIP 고객 비중이 전체 매출의 49.9%에 달했던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타 신세계백화점 점포의 VIP 매출 비중은 35.3% 수준이다. 지난해 강남점에서 1억원 이상을 쓴 고객은 2000명이 넘는다. 강남점은 국내 최다 수준인 1300여개 브랜드를 보유 중이며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명품 3대장이 모두 입점해 있다.
이러한 추세는 소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소득층일수록 지갑을 쉽게 더 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 조사를 들여다보면 고소득층으로 분류되는 상위 20%(5분위) 가구의 소비는 1년 전보다 6.8% 늘었다. 하지만 하위 20%(1분위) 가구의 소비는 1.9%만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고소득층이나 부유층 VIP를 붙잡기 위해 명품들은 서비스를 진화시키고 있다. 구찌는 지난해 로스앤젤레스에 첫 예약 전용 매장을 열었다. 일반적인 매장의 형태라기보단 개인 주택과 같은 분위기가 연출된 이 공간에서 구찌는 한정판 제품을 진열해두고 식사를 제공하고 개인 집사를 두는 등 고급 호텔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찌는 런던과 도쿄 플래그십 매장에서도 비슷한 예약 전용 매장을 운영한다. 프랑스 보석 브랜드 부쉐론은 파리의 방돔 광장에 있는 매장 위에 개인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VIP 고객을 위해 평소엔 숨겨져 있는 공간이다. 파리의 디올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초고액 매출 고객은 1박에 2만5000유로(약 3700만원)에 펜트하우스를 빌릴 수 있다. 이 펜트하우스 고객에겐 매장 열쇠를 내주는데 투숙하는 기간 동안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쇼핑을 하라는 의미다.
미국 명품 보석 브랜드 티파니앤코는 VIP들에 한정해 뉴욕 플래그십 매장의 최고 디자이너로부터 맞춤형 주얼리를 주문 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샤넬과 브루넬로 쿠치넬리도 소득 상위 1% 슈퍼리치를 위한 ‘VIP 부띠끄’를 운영하고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명품 브랜드들의 ‘VIP 고객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다. VIP 고객이 명품 매출을 사실상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상위 2% 고객이 전 세계 명품 매출의 40%를 차지한다. 사실상 초고가 명품 브랜드는 질이 대동소이하고 가격 차이도 크지 않기 때문에 최상위 VIP고객 마케팅은 ‘감동’을 주는 것이 관건이다. 소비 양극화의 폭이 갈수록 커져 VIP 고객 발길을 잡는 ‘고객 맞춤 서비스’를 더 확대한다는 게 명품 브랜드들의 공통된 전략이다.
VIP 문턱 높이는 명품들
19일 업계에 따르면 샤넬 디올 루이비통 등 초고가 명품 브랜드들이 VIP 문턱을 높이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최근 들어 1년에 20만달러(약 2억6000만원) 가량을 쓰는 고객을 VIP 고객으로 간주하고 있다. 코로나19 전에는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 수준이었던 VIP의 연간 구매액 기준이 두 배 올라간 것이다.경기 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지만 브랜드 큰손인 VIP 고객의 씀씀이가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컨설팅기업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2022년에 전세계 명품 시장에서 연간 구매액 기준 상위 2%의 고객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했다. 이 같은 추세는 해마다 더욱 심화돼 올해는 상위 고객의 매출 비중이 더욱 커졌을 것으로 베인앤컴퍼니는 추정하고 있다. 국내 시장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지난해 말 신세계 강남점은 국내 최초 연매출 3조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VIP 고객 비중이 전체 매출의 49.9%에 달했던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타 신세계백화점 점포의 VIP 매출 비중은 35.3% 수준이다. 지난해 강남점에서 1억원 이상을 쓴 고객은 2000명이 넘는다. 강남점은 국내 최다 수준인 1300여개 브랜드를 보유 중이며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명품 3대장이 모두 입점해 있다.
이러한 추세는 소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소득층일수록 지갑을 쉽게 더 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 조사를 들여다보면 고소득층으로 분류되는 상위 20%(5분위) 가구의 소비는 1년 전보다 6.8% 늘었다. 하지만 하위 20%(1분위) 가구의 소비는 1.9%만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중산층은 이제 돈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초고가 명품 브랜드들은 ‘이제 중산층 고객은 돈이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올해 명품시장 동향을 보면 전반적인 둔화 추세 속에서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 실적이 그나마 선방한 것에서 이같은 추세를 읽고 있다. 명품 산업의 사업 모델은 소수의 고급 소비자에게 크게 의존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2분기 프랑스 최대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구찌 모회사인 케링그룹은 매출이 11% 줄면면서 수익 악화를 경고했다. 버버리의 올 4~6월 매출은 무려 22% 급감했다. 반면 에르메스 매출은 13% 증가해 경쟁사들을 압도했다따라서 고소득층이나 부유층 VIP를 붙잡기 위해 명품들은 서비스를 진화시키고 있다. 구찌는 지난해 로스앤젤레스에 첫 예약 전용 매장을 열었다. 일반적인 매장의 형태라기보단 개인 주택과 같은 분위기가 연출된 이 공간에서 구찌는 한정판 제품을 진열해두고 식사를 제공하고 개인 집사를 두는 등 고급 호텔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찌는 런던과 도쿄 플래그십 매장에서도 비슷한 예약 전용 매장을 운영한다. 프랑스 보석 브랜드 부쉐론은 파리의 방돔 광장에 있는 매장 위에 개인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VIP 고객을 위해 평소엔 숨겨져 있는 공간이다. 파리의 디올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초고액 매출 고객은 1박에 2만5000유로(약 3700만원)에 펜트하우스를 빌릴 수 있다. 이 펜트하우스 고객에겐 매장 열쇠를 내주는데 투숙하는 기간 동안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쇼핑을 하라는 의미다.
미국 명품 보석 브랜드 티파니앤코는 VIP들에 한정해 뉴욕 플래그십 매장의 최고 디자이너로부터 맞춤형 주얼리를 주문 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샤넬과 브루넬로 쿠치넬리도 소득 상위 1% 슈퍼리치를 위한 ‘VIP 부띠끄’를 운영하고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