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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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기업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소비자직접판매(D2C) 전략이 부상하고 있다. 종합몰에만 의존하기보다 자사몰을 강화해 소비자들과 '직거래'하는 방식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업체 확보 주력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자사몰 플랫폼' 성격의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힘을 주고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독자적으로 자사몰을 운영할 자본이나 인력이 부족한 판매자들이 부담 없이 D2C몰을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 대안으로 떠올랐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이 오픈마켓처럼 상품을 전시·노출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판매자들은 네이버의 여러 서비스를 활용하는 구조다.

에이아이템즈(AiTEMS)와 같은 추천 기술이 대표적. 에이아이템즈는 개인별 사용이력·프로필을 분석해 얻은 정보와 상품 정보를 매칭해 사용자 이목을 끌 확률이 높은 항목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에이아이템즈를 이용하면 자사몰에서 별도로 추천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보다 비용 부담이 덜하다. 머신러닝을 다루는 전문지식이 없더라도 간편하게 개인화된 추천 결과를 제시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자사몰 같은 판매 솔루션으로 입점업체 공략

네이버는 각종 판매 관련 솔루션들로 자사몰을 운영할 때와 같은 사용경험을 제공한다. 판매자들은 스마트스토어 내 '커머스솔루션마켓'에서 네이버가 개발한 판매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다.

'API데이터솔루션'의 경우 스마트스토어 고객 현황 데이터와 재구매 통계 등을 제공하고 마케팅 채널별 유입수, 결제율, 시간대별 유입수, 결제금액, 조회수, 판매·상품 성과 등 여러 정보를 제공한다. 단골고객을 확보하는 정기구독 솔루션, 메타·인스타그램 광고 집행을 위한 광고소재 제작 AI 매니저 등도 네이버가 공을 들인 솔루션으로 꼽힌다.

이외에도 △클로바 비슷한 상품추천 △프로모션 특화 솔루션 프로 △상품진단 솔루션 △브랜드 커넥트(크리에이터 제휴) △브랜드 CRM 솔루션 등을 이용해 판매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특히 쿠팡에 맞서는 승부수 중 하나인 '네이버 도착보장'은 소비자뿐 아니라 판매자들에게도 매력적으로 평가받는다. 네이버는 소비자에게 약속한 날짜에 상품을 배송하는 도착보장 서비스를 확대했다. 당일·일요배송 서비스로 키즈·식품·뷰티 등 빠른 배송 수요가 높은 상품군에서 거래액이 늘었다.

업계선 자사몰 강화…네이버, 티메프 빈틈 공략 속도

이처럼 네이버가 스마트스토어로 자사몰에 힘을 주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 변화를 이용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커머스 업계에선 최근 티메프 사태 이후 자사몰을 강화하는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주요 기업들이 연이어 모바일 앱과 웹사이트를 개편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AI 추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선물하기' 서비스 등을 도입해 판매 경로를 다양화하기도 했다.

경영 컨설팅 업체 KPMG가 경영진 1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D2C 사업에 진입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실시간 매출 증가와 마진율 개선'이 꼽혔다. 글로벌 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전 세계 D2C 매출이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24.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랜드의 직접적 참여와 개인화된 쇼핑 경험에대한 소비자 선호도 상승이 성장세를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쇼핑 채널의 파편화는 온라인 쇼핑 포털 사이트를 지향하는 쿠팡의 중장기 점유율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하반기 전반적인 온라인 시장 성장률이 조금씩 둔화하는 과정에서 전문몰 성장세가 종합몰보다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