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XINH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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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곳곳에서 연이은 폭발 사고가 발생한 무전기(워키토키)에는 일본 무선통신기 회사 'ICOM'의 라벨이 붙어 있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날 폭발한 무전기의 사진을 통해 'ICOM'과 '메이드 인 재팬 (일본에서 생산)'이라는 라벨이 부착된 모습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폭발한 무전기의 모델명은 IC-V82로 보이며, 이 기종은 2014년에 단계적으로 생산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관련 사진 3장과 동영상 1건을 분석한 결과 폭발한 무전기가 ICOM의 IC-V82로 식별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헤즈볼라가 이 무전기를 어디에서 구입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ICOM 측은 폭발한 무전기가 복제품으로 보이며 ICOM에서 만든 제품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ICOM 미국 자회사의 영업 담당 임원은 AP통신에 "그것들이 우리 제품이 아니라는 점을 보장할 수 있다"며 V82 모델은 20여년 전에 생산됐고 오래전 단종됐다고 했다.

이날 레바논 동부 베카밸리와 수도 베이루트 외곽 등지에서 헤즈볼라가 통신수단으로 사용하던 무전기가 연쇄 폭발하면서 20명이 숨지고 450명 이상이 다쳤다고 레바논 보건부가 밝혔다.

무전기는 베이루트 다히예 지역의 한 장례식장에서도 폭발했는데, 이 장례식장에는 전날 발생한 무선호출기 폭발로 숨진 헤즈볼라 대원들의 시신이 안치돼 있었고, 조문객들이 방문한 상태였다.

로이터는 자사의 한 기자가 당시 장례식장에서 헤즈볼라 대원들이 아직 폭발하지 않은 무전기에서 다급하게 배터리를 꺼내 던져버리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전날 삐삐 수천 대가 동시다발로 터진 사건으로 사망한 사람은 20명이고, 부상자는 3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