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애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혁 기자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애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혁 기자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중국계 사모펀드설(說)을 재차 부인하며 비철금속 제련이 국가 기간 산업인 만큼 한국 기업에 되팔 것이라고 밝혔다.

MBK파트너스는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고려아연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1조원에 달하는 기술력 뛰어난 회사로, (MBK가 경영권을 인수했다가 향후 되판다는 전제하에) 국내 어느 대기업에 가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BK파트너스의 이 같은 입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나온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영풍이 중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짜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다"며 "MBK파트너스는 회사를 장악한 뒤 외국 자본에 매각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 부회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는 외국계 펀드가 아니고, 2005년 한국에서 출범한 1세대 사모펀드"라며 "중국계라는 주장은 마타도어(흑색선전)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공개매수 주체인 6호 블라인드 펀드 약정액에서 중국계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아직 펀드 결성을 마친 게 아니라 확언하긴 어렵지만 중국계 자본(연기금 등)의 비중은 5% 안팎"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MBK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올라서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꾸자는 게 영풍과의 거래 배경"이라며 "1대 주주인 영풍과의 합의 하에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이번 공개매수는 적대적 M&A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MBK는 이날 간담회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을 상대로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투자 관련 배임 등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관여 △이그니오홀딩스 투자 관련 선관주의의무 위반 △지급 보증 관련 상법 위반 혐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을 제기했다.

김 부회장은 "고려아연은 원래 현금을 쌓아놓고 경영하는 회사였지만 최 회장 체제에서 자사주 매입, 신사업 투자 등을 계속하며 올해 말 순부채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또 "고려아연이 오는 2029년까지 12조원을 신사업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는데, 예상컨대 9조~10조원은 차입을 통해 조달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날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 지분을 확보한 후 고려아연의 제련 경쟁력을 유지 및 강화하기 위한 전기동 사업, 반도체 황산 사업 확대 등 적극적인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했다. 특히 시장성이 유망하고 고려아연의 핵심 제련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황산니켈 및 전구체 사업,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게 MBK파트너스 측 입장이다.

고려아연이 속한 영풍그룹은 창업주인 장병희, 최기호 일가가 나눠 경영을 맡고 있다. 장씨 일가가 지주회사 영풍과 전자 계열을, 최씨 일가가 고려아연과 비철금속 계열을 담당하고 있는데 최근 최씨 일가 오너 3세 최윤범 회장이 계열 분리를 시도하자 지난 13일 장씨 일가의 영풍이 MBK와 손잡고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선언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