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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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 민준 역 배우 홍종현

배우 홍종현이 함께 연기한 배우들의 매력을 꼽았다.

홍종현은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인터뷰에서 "민준이의 마음은 그보단 고차원이었다"며 "저 역시 짝사랑의 경험은 있지만, 그런 긴 짝사랑은 경험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이세영 등 동료 배우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작품과 캐릭터에 대해 더욱 몰입해서 준비할 수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사카구치 켄타로에 대해 "촬영이 끝나고 오히려 더 친해졌다"며 "왜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는지 알 거 같았다"고 칭찬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운명 같던 사랑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잊은 여자 홍(이세영)과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사카구치 켄타로)의 사랑 후 이야기를 그린 감성 멜로드라마다. 홍종현은 극 중 민준 역을 맡아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 홍의 곁을 묵묵히 지키며 애달픈 순애보를 보여준다. 다음은 홍종현과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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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개를 앞둔 소감이 어떨까.

오랜만이고, 이렇게 깊게 멜로를 다룬 작품은 처음이라 기대도 된다. 제가 일본 촬영 분량이 없었다. 그래서 일본에서 어떻게 찍었을지 궁금했다. 일본 영화, 드라마를 보면 특유의 분위기가 있는데 한국과 일본에서 촬영했고, 배우들이 나오는데 어떻게 나올지 기대하고 있다. 후시 녹음 갔을 때 몇 장면만 봤다. 홍이와 함께 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잠깐씩 봤을 때 두 사람의 관계가 느껴지는 거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틀어놓고 집중해서 봐야 더 재밌게 있는 작품이다. 그런 매력을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다.

▲ 홍이를 오랫동안 짝사랑했다는 설정인데, '홍종현이 짝사랑이라니, 이게 말이 되나'라는 반응도 있었다.

민준은 홍이가 일본에 가기 전부터 마음을 길게 갖고 있었다. 일본에 갔다가 돌아온 홍이를 보고 결혼을 결심하고, 만남까지 이어진 거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길게 짝사랑을 해본 적이 없었다. 어린 시절에 짝사랑 경험은 있었지만, 그게 지금 보면 '사랑인가' 싶긴 하다. 민준이의 마음은 그보단 고차원이었다. 그렇지만 그 마음 자체는 이해가 됐다.

▲ 짝사랑이 안 이뤄진 경험이 있나. 일부러 지어서 말하지 않아도 된다.

(긴 고민 후) 초등학교 6학년 때 그 친구가 전학을 갔다.(웃음) 호감을 표현했는데, 거절당한 적은 있다.

▲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국적과 거리를 뛰어넘는 사랑을 보여준다. 실제 연애관은 어떨지 궁금하다.

장거리 연애도 다른 국적의 사람과도 사귄 적이 없다. 경험해보지 않아서 답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주변에 했던 친구들을 보면 '말도 안 되게 어렵구나' 싶진 않은 거 같다. 오랜만에 만나면 애틋하다고 하더라. 마음이 맞으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

▲ 민준은 왜 그렇게 홍이에게 끌렸던 걸까.

극 중에서 민준은 홍이와 오래된 관계이지 않나. 그렇게 자연스럽게 마음이 생기고, 성장하면서 더 커졌던 거 같다. 그래서 그 마음을 의심하지 않았던 거 같다. 너무나 당연한 친구였고, 그 마음이 커버린 존재가 됐다고 생각한다.

▲ 한일프로젝트였다. 참여해보니 어떻던가.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어떻게 이런 일을 했을까'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감사한 마음이 컸다. 잠깐이지만 켄타로 배우와 호흡했던 몇 장면도 저에겐 특별한 경험이었다. 이 작품이 한일 배우, 장소, 스태프까지 협업한 거라 더 기억에 남을 거 같다. 이번 작품은 감독님이 평소 제 모습과 잘 어울릴 거 같다고 하셔서 제안을 주셨다. 제 인상이 차분하고, 날이 선 모습인데 실제로 말하다보면 부드러운 느낌도 있어서 그런 부분이 민준과 닮았다고 하시더라. 착하게 생긴 게 아니라 조금만 잘해도 착해보이나보다.(웃음)

▲ 보이는 모습과 실제 모습이 다르다고 생각하나?

저는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그렇게 보는 분들이 있다.(웃음) 모델 활동도 하고, 나쁜 캐릭터도 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그런 이미지로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떤 편인가.

최선을 다하고, 미련 없이 헤어진다. 저는 쉽게 만나거나 헤어지진 않는다. 헤어졌다 치면 그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원작 소설이 나온 지 20년 가까이 되다 보니 그 감성이 지금과 다르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런 부분에 대한 걱정은 없었나.

원작을 봤고, 드라마도 큰 틀은 비슷하다. 하지만 그 느낌들이 많이 순화하고, 변화를 준 부분들이 있다. 소설에 적힌 대사들이 딱딱하게 들릴 수 있고,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들도 있다보니 그런 작업을 감독님께서 많이 고민하신 걸로 안다.

▲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을까.

이세영 배우가 분위기 메이커였다. 저는 조용한 편이었고, 세영이가 발랄한 부분이 있어서 분위기 메이커였다. 켄타로 씨와는 촬영할 땐 많이 못 만났는데, 끝나고 따로 만날 시간이 있었다. 최근에 한국에 홍보를 위해 있다 갔는데, 그때 몇 번 만나서 다 같이 맛난 것도 먹고, 친해졌다. 그전엔 만날 시간이 많지 않았다. 켄타로 씨가 술을 잘 먹더라. 모든 주종을 다 잘 먹었다. 처음에 봤을 때 가진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아 저 사람이 여자들이 좋아하는지 알겠다' 싶더라. 남자도 반하겠더라. 사석에서 보니 완전 장난꾸러기였다. 귀엽다. 반전 매력까지 있었다. 일본에서 만나기로 했다.

▲ 혼자만 일본 촬영이 없어 외롭진 않았을까.

외롭다기보단 가고 싶었다.(웃음) 다른 배우들은 한국, 일본 촬영이 번갈아 가며 있었는데, 저는 없었으니까. 한국 촬영이 먼저 있고 일본 촬영이 시작됐는데, 어렵겠지만 제가 해본 적이 없어서 '좋았을 텐데' 이런 생각은 있었다. 감독님께 '가고 싶다'고 했지만 '놀러 와라'고 했다. 한국 촬영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본 배우들의 스태프, 통역사분들이 있었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소통하는 부분에서 더욱 복잡한 부분이 있어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조금 더 꼼꼼해야겠다'는 생각은 했다.

▲ 이세영은 홍의 감정을 정리하는데, 함께 대화하면서 완성해갔다고 하더라.

세영이가 촬영 들어가기 전에 식사하면서 '대본리딩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래서 만나서 얘기도 하고, 캐릭터에 대해 혼자 생각할 때 해소가 안 되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함께 얘기했다. 제가 생각한 여러 안들이 있는데, 힌트가 됐다고 한 부분이 있는 거 같다. 저도 도움을 받고 세영 배우도 그런 얘기들을 한 거 같다.

▲ 이세영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나이는 어리지만, 경력도 오래됐고, 어른스럽고 선배 같을 때가 있다. 이 드라마는 홍이가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작품이라 홍이가 잡아주는 것에서 편하게 같이 옆에서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어려운 부분들이 정말 많았을 거다. 처음 시도하는 것들도 꽤 됐을 거다. 짧은 시간에 하기 힘든 것들을 몰아서 했어야 했다. 전작이 끝나자마자 미친 듯이 해낸 게 대단한 거 같다. 현장에서도 중심을 잘 잡아준 거 같다.

▲ 이 작품을 위해 준비한 건 어떤 게 있었을까.

민준은 크게 준비할 게 없었다. 영어 대사가 있는데, 다른 배우들에 비하면 어려운 분량은 아니었다. '내가 이렇게까지 했다' 이런 건 솔직히 없다. 그런데 민준이 하는 고민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게 제가 했던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민준이 홍기에게 했던 대사 중에 몇 개가 있는데, 그 대사들에 공감해주시는 게 연기를 하며 느낄 기분 좋은 일이 아닐까 싶다.

▲ 요즘 편안해 보인다.

예전에 군대 가기 전에 인터뷰했던 분도 최근에 본 분이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하더라. '마음이 편해 보인다'고.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도 간혹 그렇게 말해주신다. 특별한 사건은 없었다. 군대에 다녀와서 그런가.(웃음) 군대에서 건강해졌다. 불규칙한 생활을 하다가 군대에 가서 규칙적으로 사는 게 힘들었는데, 적응이 되니 건강해지더라. 그 영향인가 싶기도 하고.

▲ 이 작품을 통해 달라진 부분이 있을까.

군대 가기 전후로 제안 주시는 작품이 달랐다. 이 작품도 제가 안 해본, 안 해본 류의 작품이다. 새로운 걸 하는 재미를 찾은 느낌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