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동 더빙 서비스를 내놨다. 유튜브 콘텐츠의 국가 간 장벽이 낮아져 유튜버 생태가 급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튜버 목소리, 억양 모두 살려

전 세계 유튜브 언어장벽 사라진다
유튜브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메이드 온 유튜브’ 행사를 열고 자동 더빙 서비스 ‘오토 더빙’을 공개했다. 1800만 명 구독자를 보유한 미국의 코미디언 애덤 W는 이날 행사에 참여해 “오늘 소개된 유튜브의 새로운 제품 중에 오토 더빙이 가장 흥미롭다”며 “전 세계 구독자와 소통할 기회”라고 말했다. 애덤 W 외에도 브라질의 유튜버 주주 나투(구독자 1400만 명), 미국의 티파니(구독자 327만 명) 등도 오토 더빙을 이날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았다.

오토 더빙은 현재 시험 단계다.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동영상을 업로드하면 구독자는 클릭 한 번으로 자신이 원하는 언어로 더빙한 음성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언어는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 등까지 마련됐고 점차 대상 언어를 늘릴 방침이다.

유튜브는 현장에 배치한 기기를 통해 오토 더빙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했다. 화면에서 크리에이터가 영어로 콘텐츠를 설명하고 있는 동안 스페인어로 오토 더빙 언어를 선택하자 시차 없이 실시간으로 더빙된 스페인어가 흘러나왔다. 크리에이터의 목소리와 억양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날 제품을 설명한 닐 모한 유튜브 최고경영자(CEO)는 “오토 더빙은 다양한 크리에이터가 (베타 버전으로) 경험해 보고 있다”며 “조만간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토 더빙과 같은 AI 기술 발전으로 크리에이터 생태계가 일대 변화를 맞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언어의 장벽이 사라지면 한국어를 쓰는 국내 유튜버가 해외 시장에 손쉽게 진출할 수 있다. 반대의 가능성도 있다. 구독자 수천만 명을 거느린 글로벌 유튜버로 인해 한국 유튜버 생태계가 쪼그라들 가능성도 있다.

○생성형 AI로 쇼츠 만든다

유튜브는 이날 행사에서 연말까지 구글 딥마인드의 ‘비오’를 쇼츠에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비오는 구글이 지난 5월 공개한 동영상 생성형 AI 모델이다. 크리에이터는 비오를 통해 AI가 생성한 배경을 추가하거나 프롬프트(명령어)만으로 6초 분량의 쇼츠 영상을 만들 수 있다. 모한 CEO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AI의 도움을 받아 더 많은 쇼츠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며 “AI는 작업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작자를 위한 플랫폼 유튜브 스튜디오에서도 AI 기능이 강화된다. 올해 말부터는 크리에이터들이 AI가 만든 동영상 제목, 섬네일, 개요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유튜브 측 설명이다.

유튜브는 이날 동남아시아 최대 e커머스 플랫폼 쇼피와의 협업을 통해 몇 주 내에 쇼핑 제휴 프로그램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유튜브는 그동안 한국과 미국에서 자사 플랫폼 내 동영상과 e커머스 플랫폼을 연결하는 쇼핑 제휴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국내에서는 쿠팡 등과 협업 중이다. 동남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쇼핑 접점을 넓히고 있는 틱톡과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뉴욕=박신영 특파원/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