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를 48일 앞둔 18일(현지시간) 이뤄진 미국 중앙은행(Fed)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결정을 두고 대선 후보의 반응이 엇갈렸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중산층 가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한 반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Fed가 정치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SNS에 “인플레이션율과 금리가 하락하고 경제는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의 정책은 비용을 낮추고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적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번 발표는 높은 물가를 감당해온 미국인에게 반가운 소식”이라며 “물가를 계속 낮추기 위한 앞으로의 작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공화당은 정치적 의도가 개입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큰 폭의 인하”라며 “경제가 매우 나쁘거나 (Fed가) 정치를 하고 있거나 둘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후원자 중 하나인 헤지펀드 억만장자 존 폴슨도 “전통적으로 Fed는 선거에 임박해 금리를 내린 적이 없다”며 “이번 결정이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운동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폴슨은 오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재무장관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빅컷 결정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은 뒤 머리를 긁적이며 “이번이 Fed에서 내가 겪는 네 번째 대선이고 (정치적 의도가 없는 것은) 항상 똑같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항상 회의에서 국민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고민한다”며 “다른 기준은 없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하는 일은 대부분 시차를 두고 경제 상황에 영향을 준다”며 이번 금리 인하가 대선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번 금리 인하에 대해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진단했다. NYT는 “바이든 행정부의 예상보다 금리 인하가 몇 달 늦게 이뤄졌다”며 “바이든·해리스 행정부하에서 오랫동안 굳어진 인플레이션에 대한 유권자 우려를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