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한문철 TV 캡처
사진 = 한문철 TV 캡처
고속도로 갓길에서 치매로 의심되는 노인을 발견한 차량 운전자들이 수차례 노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는 '고속도로 갓길로 걸어가는 할아버지를 발견했습니다. 아직 세상은 살 만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 제보자 A 씨는 지난 7월30일 낮 12시경 차를 몰고 경기 화성에서 과천으로 가는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그러던 중 갓길에서 거동이 불편해 보이는 노인이 홀로 걷는 모습을 봤다.

노인은 과속으로 달리는 차들 바로 옆에서 위험천만하게 걸었다. 노인이 걱정됐던 A 씨는 곧바로 갓길에 차를 세웠다. 이후 경찰에 전화해 "한 어르신이 고속도로 갓길에서 걷고 있는데 상태가 안 좋아 보인다. 혹시 실종되시거나 치매에 걸리신 게 아닌가 싶다"고 신고했다.

이어 A 씨는 노인을 붙잡고 "어디 가시냐"고 물었다. 노인은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결국 A 씨는 "여기 위험하다. 그냥 걸어가면 큰일 난다. 집에 데려다줄 테니까 타셔라"며 노인을 자신의 차량에 태웠다.

그때 A 씨 차량 뒤로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가 정차했다. 차에서 내린 운전자 B 씨는 A 씨에게 "(노인과) 일행이냐"고 물었다. A 씨는 "아니다. (노인이) 위험해 보여서 (차를 세웠다)"고 답했다. 이에 B 씨는 "저도 위험해 보이길래 차를 돌려서 여기로 왔다”고 말했다. B 씨도 노인을 도우러 온 시민이었던 것.

A·B 씨는 말을 잘 못하는 노인에게 집 주소를 직접 적어보게 했다. B 씨는 이후 "한참 멀리서 오셨네"라며 놀라워했다. 이후 B 씨는 "근처에 봉담지구대가 있는데, 제가 사는 곳 근처다. 제가 모셔다드리겠다"고 했다. A 씨의 원래 목적지는 노인의 집과 반대 방향이었다.

노인은 A 씨 차에서 내려 B 씨 차에 탑승했고 A 씨는 통화하던 경찰관에게 상황 설명을 마치고 현장을 떠났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은 "솔직히 차에 태우기 쉽지 않은데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 "두 분이나 나타나셔서 다행이다", "대신 감사드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