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 공격' 이후 전면전 위기 고조된 중동…WTI 1.47% 상승 [오늘의 유가]
이스라엘의 대규모 무선호출기 공격 사태 이후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보복을 다짐하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됐다. 공급 위기에 국제 유가는 1% 이상 상승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04달러(1.47%) 상승한 배럴당 71.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 대비 1.23달러(1.67%) 오른 배럴당 74.88달러에 마감했다.
최근 일주일 국제 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최근 일주일 국제 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이날은 중동 전쟁 위험이 유가를 밀어 올렸다.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는 무선 호출기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한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며 보복 의사를 밝혔다. 지난 17일 레바논에서는 통신 수단으로 사용되는 무선호출기 수천 대가 폭발했고 이튿날에는 헤즈볼라의 무전기들이 동시다발로 폭발했다.

나스랄라는 이날 오후 TV 연설에서 “호출기 수천개를 터뜨린 이스라엘은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이 학살 공격은 선전포고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대한 전례 없는 공격은 심각한 대가와 정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스라엘을 향해 “레바논 남부로 진입하기를 바란다”며 “이는 헤즈볼라에게 역사적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날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군사시설을 겨냥해 대규모 공습을 퍼부으며 추가 공격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레바논 남부 지역(사진=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레바논 남부 지역(사진=AFP연합뉴스)
원유 시장 분석가들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이란이 직접 개입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동 원유 공급 차질 위험을 높인다고 예측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RBC 캐피털 마켓의 글로벌 상품 전략 책임자 헬리마 크로프트는 이날 고객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란이 더 광범위한 지역 전쟁에 개입하면 레바논은 원유 공급 차질의 주요 경로에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조치도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스웨덴 금융 그룹 SEB의 올레 발비 애널리스트는 메모에서 “완화된 통화 정책 전망이 향후 원유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며 “Fed가 인플레이션 관리에서 노동시장과 미국 경제 전체를 지원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 것이 원유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