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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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소형차 판매량이 경차를 앞서가고 있다. 경차의 종류가 많이 없는 데다 소형차 위주로 전기 신차가 출시되면서 경차 수요가 소형차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8월 소형차 누적 판매량은 8만9960대로 경차 판매량(7만1986대)보다 1만8000대가량 많다. 경차는 2022년만 해도 소형차 판매량을 앞섰지만 지난해 소형차 판매량이 13만6894대를 기록하면서 경차(12만4080대)를 추월했고 올해도 이런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소형차가 인기를 누리는 것은 경차 '신차'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 팔리는 경차는 현대차 캐스퍼와 기아 모닝, 레이 정도다. 얼마 없는 선택지 중에서도 캐스퍼와 레이가 올해 1~8월 각각 2만8914대, 3만3861대가 팔리면서 경차 판매량의 약 70%를 독차지하고 있다. 모닝의 경우 올해 3년 만에 신차에 버금가는 부분 변경 모델이 나왔지만 지난달까지 9798대 팔려 별다른 신차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경차 아니고 전기차" 인기 폭발…요즘 떠오르는 대세車
최근 전동화 추세에 따라 '소형 전기차'들이 대거 출시된 것도 기존 경차 판매량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완성차 업체는 EV3, 캐스퍼 일렉트릭 등 보급형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경차인 캐스퍼 역시 전기차로 변신하면서는 차급까지 소형으로 바뀌었다.

지난달 국내에서 팔린 소형 SUV는 1만6296대인데 이 가운데 전기차는 5808대였다. 약 35.6%에 달한다. 판매된 소형 SUV 3대 중 1대꼴로 전기차였다는 얘기다. 지난해 같은 달의 경우 소형 SUV 판매량 가운데 전기차 비중이 약 9%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EV3와 캐스퍼 일렉트릭을 주축으로 한 소형 전기 SUV 판매가 많이 늘어난 덕분이다. EV3는 처음 출시된 올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5977대가 팔렸다. 캐스퍼 일렉트릭도 지난달 1439대 판매됐다. 이 두 차종은 지난 8월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1∼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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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차는 국내 자동차 수출을 책임지고 있는 '효자'이기도 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15만6444대가 팔리면서 자동차 누적 수출량 1위를 기록한 모델은 소형 SUV 트랙스 크로스오버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GM(제너럴 모터스) 창원·부평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한국GM의 대표 차종이다.

그 뒤로 아반떼(15만322), 트레일블레이저(11만586대) 순위다. 준중형인 아반떼를 제외하면 상위 3위 안에 두 차종이 모두 소형차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경차라 불황을 대표하는 차종이었는데 지금은 전동화 바람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라며 "소형 전기차가 혜택 면이나 유지비 등에서 내연기관 경차보다 유리한 점이 있기 때문에 수요가 소형 전기차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