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나이키가 결국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기로 했다.

19일(현지시간) 나이키는 2020년 1월부터 나이키를 이끌어왔던 존 도나호 CEO는 다음 달 13일부로 사임하고, 다음날인 14일부터 엘리엇 힐이 CEO직에 복귀한다고 밝혔다.

힐 신임 CEO는 1980년대에 인턴으로 나이키에서 경력을 시작해, 2020년 은퇴하기 전까지 나이키에서 32년간 근무한 ‘나이키맨’이다. 은퇴 직전 나이키와 조던 브랜드의 모든 마케팅 운영을 담당했다. CNBC에 따르면 그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신임이 두터운 인물이었다고 전해진다.
엘리엇 힐 나이키 신임 CEO(사진=NYT 캡처)
엘리엇 힐 나이키 신임 CEO(사진=NYT 캡처)
마크 파커 나이키 이사회 의장은 “엘리엇을 다시 나이키로 맞이하게 되어 기쁘다”며 “그의 전문성, 리더십 스타일, 업계 및 파트너에 대한 깊은 이해를 고려하면 그가 나이키의 다음 성장 단계를 이끌 적합한 인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도나호 CEO 역시 성명을 통해 “이제 리더십에 변화를 줄 때가 됐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언급했다. 지난 5년여간 나이키를 맡아온 존 도나호 CEO는 내년 1월 말까지 고문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나이키는 소비자 직접판매(D2C)로 판매 전략을 전환하면서 자체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나이키가 혁신을 놓쳤고 획기적인 제품을 생산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CNBC는 “팬데믹 기간에 온라인 매출이 급증하면서 D2C 전략이 효과를 보는 듯했지만, 팬데믹이 끝나가면서 어려움이 시작됐다”며 “나이키가 도매상과 거래하지 않는 와중에 신생 경쟁사인 ‘온’이나 ‘호카’가 매장 공간을 차지하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고 진단했다.

나이키의 2024회계연도 4분기(3~5월) 매출은 전년대비 2% 감소한 126억달러로 시장 기대치(128억9000만달러)를 충족하지 못했다. 최대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수요가 약해진 데다 중국 경기가 둔화한 영향을 받았다. 실적 공개 당일 주가가 20%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더불어 당시 실적발표에서 6~8월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약 1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예상치인 3.2% 감소를 넘어선 수치였다. CEO 교체 가능성도 이때부터 제기됐다.

실적에 먹구름이 낀 나이키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4% 떨어진 상태다. 시장에서는 나이키의 CEO 교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발표 이후 나이키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8% 올랐다. 제시카 라미레즈 제인 할리 앤 어소시에이츠의 선임 애널리스트는 “나이키의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는 힐의 임명은 나이키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