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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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으로 고전해온 세계 최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교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나이키 이사회는 19일(현지시간) 존 도나호 현 CEO가 은퇴하고 다음 달 14일부터 엘리엇 힐 전 소비자 시장 부문 사장이 그의 자리를 대체한다고 발표했다. 도나호는 2025년 1월 31일까지 회사 고문으로 활동하며 인수인계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 발표 직후 나이키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한때 10% 가까이 상승했다. 베인컨설팅과 이베이를 거쳐 2020년 1월 나이키의 CEO에 오른 도나호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유통을 소비자 직접 판매(D2C)로 빠르게 전환시켜 찬사를 받았다.

최근 몇 달간 나이키는 온과 호카 등 신생 경쟁사에 점유율을 내준 데다 지난 6월 핵심 제품에 대한 수요 둔화를 이유로 향후 실적 가이던스(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나이키의 2024 회계연도 4분기(3~5월) 매출은 약 12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 가까이 하락했다. 고물가와 경쟁사 난립으로 회사 매출의 68%를 차지하는 신발 매출이 4% 떨어진 여파다. WSJ은 "코로나 팬데믹 첫해와 2008~2009년 금융 위기를 제외하면 2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2025 회계연도 1분기(2024년 6월~8월) 매출도 10% 하락이 예고된 상태다.

새로 CEO로 선임된 힐은 인턴으로 시작해 다양한 영업 부서를 거쳐 나이키와 조던 브랜드의 광고와 마케팅 총괄까지 32년간 나이키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나이키의 공동창업자 필 나이트는 "나이키에서 쌓은 힐의 경험이 지금, 이 순간 꼭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지만, 나이키가 다시 제 페이스를 찾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