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아니라 유통판권 계약인데도…10% 뛴 금양 주가
금양 주가가 10%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장마감 후 미국 나노테크에너지와 배터리 공급을 위한 판매권을 계약했다고 공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일 오후 2시20분 금양은 9.15% 오른 5만4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전엔 주가가 14% 가량 뛰기도 했다.

금양은 전날 공시를 통해 미국 나노테크에너지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2170배터리 관련 6년간 총 예상규모 17억2000만달러(약 2조3000억원)짜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만일 금양이 미국에 배터리를 수출하게 될 경우엔 나노테크에너지가 판매 유통을 맡겠다는 내용이다.

금양에 따르면 금양과 나노테크에너지는 미국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매예상 금액을 6년간 2조3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이중 20%를 주문이행 보장 금액으로 추정했다. 이 회사가 주문이행 보장 금액이라고 본 액수만 해도 금양 작년 연결매출액의 세 배가 넘는 규모다.

다만 금양은 이 계약에 대해 '계약기간 중 언제든지 60일 전 서면통지를 통해 계약을 종료할 권한이 있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판매처를 찾은 게 아니라 유통판매 계약인데도 10%대 주가 반응이 오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그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금양의 계약 상대방인 미국 나노테크에너지는 신소재인 그래핀 관련 스타트업으로 출범했다. 잭 캐버노 최고경영자(CEO)가 이끌고 있다. 나노테크에너지에 따르면 캐버노 CEO는 바이오기업 제타RX바이오사이언스를 창업해 CEO 겸 회장을 역임했던 사업가다. 1996년엔 의료서비스 제공업체 아메리던트를 설립하기도 했다. 캐버노 CEO는 금속기업 수퍼메탈릭스의 회장도 맡고 있다.

나노테크에너지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수년간 배터리 사업도 키우고 있다. 앞서 코스닥 상장사 한송네오텍도 나노테크에너지와 배터리 공급계약을 했다고 발표해 주가가 올랐던 전력이 있다. 한송네오텍은 2022년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아 거래가 정지됐고, 이후 지난 5월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를 의결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