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이 2023년 인도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한국조선해양
HD한국조선해양이 2023년 인도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한국조선해양
주춤했던 조선주가 최근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십수 년 만에 업황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실적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HD현대의 조선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20일 3.82% 급등한 19만8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7.54% 약세를 보였던 주가는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면서 최근 2주(9월6일~9월20일) 사이에 18.04% 뛰었다. HD현대마린엔진(13.54%), 한화엔진(11.32%), HD현대미포(9.85%), HD현대중공업(8.78%), 삼성중공업(8.25%) 등 주요 조선주들도 같은 기간 강세를 나타냈다.

조선주가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16년 만에 호황기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업황을 가늠할 수 있는 신조선가지수는 지난 13일 전주대비 0.07포인트 오른 189.77를 기록했다. 제2차 슈퍼사이클(2002~2008년) 시기 역사적 고점인 191.58(2008년 9월)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 지수는 선박 수주 단가를 반영한 것으로 100포인트(1998년 1월 기준)보다 높으면 선박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 지수가 연내 192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주 단가가 오르는 이유는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신규 선박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20년 마다 돌아오는 선박 교체 주기가 다가온 상황에서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까지 해운업의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자는 목표를 제시해 교체 수요를 앞당기고 했다.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는 올해 목표치를 이미 초과 달성했다. 증권가에선 올해 조선 3사의 영업이익이 16년 만에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반기 주가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연내 카타르에너지 등으로부터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비수기인 3분기 실적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연말까지 컨테이너와 카타르 LNG선 발주로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