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옥. 사진=연합뉴스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년 만에 황제주로 귀환했다. 미국 금리인하 수혜주로 부각된 데다 호실적까지 예상되면서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일 1.05% 오른 10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종가가 100만원을 돌파했다. 마감가가 100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2021년 8월17일(100만156원·수정주가 기준)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올 하반기 들어 46% 뛰었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이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하면서 주가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제약·바이오주는 통상 신약 개발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저금리 환경이 유리하다. 미국의 생물보안법이 통과되면서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분석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생물보안법은 중국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점유율 3위인 우시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우시앱텍 등 5개 기업 등이 목록에 포함됐다.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조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대규모 수주 계약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3일 아시아 소재 제약사로부터 1191억원 규모의 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엔 미국 제약사로부터 단일 수주 규모로는 사상 최대 금액인 1조4636억원(약 10억6000만달러)의 CMO 계약을 맺었다. 상반기에도 벨기에 제약사 UCB, 영국 제약사인 키닉사 파마슈티컬스 등으로부터 위탁생산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올해 수주 규모는 3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규모 의약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8만 리터(L) 규모의 5공장을 짓고 있다. 2025년 4월 가동이 목표다. 5공장 완공 시 총 78만 L에 달하는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 개선이 유력시되면서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4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23% 늘어난 1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국내 증권사 11곳이 목표주가를 올렸다. 이 기간 신규 발간된 리포트 가운데 최고 목표주가는 120만원 수준이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매출액이 1조4525억원으로 전년 대비 42.4% 증가할 것"이라며 "5공장 가동 준비에 따른 비용 증가에도 에피스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유입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