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환호하는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환호하는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30·일본)가 전인미답의 50홈런-50도루 대기록을 세웠다.

오타니는 1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4 MLB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홈런 3개, 도루 2개를 포함한 6타수 6안타 10타점 4득점의 활약을 펼치며 한 시즌 50홈런-50도루라는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현재 기록은 51홈런-51도루다.

다저스는 이날 오타니의 원맨쇼에 힘입어 마이애미를 20-4로 대파하고 2013년부터 이어진 12시즌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을 확정했다. 2018년 빅리그 입성 후 첫 가을야구를 맞이하게 된 오타니는 “꿈꿔온 무대를 처음 나갈 수 있게 돼 굉장히 기쁘다”며 웃었다. 50-50 대기록에 대해선 “기쁨과 안도감, 그동안 많은 기록을 만들어온 선배들에게 존경심이 든다”고 말했다.

2018년 LA 에인절스와 계약해 MLB에 입성한 오타니는 ‘투타 겸업’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해 투수로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을 수확했고 타자로는 타율 0.285에 22홈런, 61타점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상을 차지했다.

데뷔 첫해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2년간 이어진 부진에도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 그는 2021년 타자로서 타율 0.257에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25도루를 거두고 투수로서 9승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그 결과 역대 11번째 만장일치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MLB에서 오타니의 ‘이도류(二刀流·투수와 타자 겸업) 신드롬’은 계속됐다. 2022년엔 MLB 역사상 최초로 규정 이닝(162이닝)·타석(502타석)을 동시 달성했고 투타 겸업의 원조 베이브 루스 이후 104년 만에 10홈런-10승 기록(34홈런-15승)을 작성했다. 지난해에도 타자로 135경기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을 올렸고 투수로 10승5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해 개인 통산 두 번째 만장일치 MVP를 받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오타니는 다저스와 계약기간 10년, 총액 7억달러(약 9300억원)의 MLB 역대 최고 규모 입단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아 올해 타자로만 뛰고 있는 오타니는 더욱 매섭게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지난달 24일 MLB 역대 여섯 번째이자 아시아 선수 최초로 40홈런-40도루를 기록하더니, 약 한 달 만에 50홈런-50도루라는 새 역사를 썼다.

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1년을 보내고 있는 오타니는 올해 강력한 내셔널리그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오타니가 MVP에 뽑히면 MLB 역사상 최초의 지명타자 MVP로 기록된다. 또 프랭크 로빈슨에 이어 MLB 역사상 두 번째로 양대 리그에서 모두 MVP를 수상하는 기록을 남길 수 있다. 로빈슨은 1961년 내셔널리그에서, 1966년 아메리칸리그에서 MVP로 뽑혔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